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책이름 :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지은이 : 데이비드 실즈
옮긴이 : 김명남
펴낸곳 : 문학동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미국작가 데이비드 실즈(David Shields, 1956- )의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에세이였다. 작가의 가족사를 회고하고, 인간의 연령별 육체적․심리적 변화를 추적하고, 인생과 죽음의 의미를 물었다. 책을 열면 각종 언론 매체와 유명인들의 찬사가 길게 줄을 이었다. 나는 그중 소설가 ‘조너선 레넘’의 말이 와 닿았다. “이 책은 지상에 아주 잠깐 머물도록 정해진 우리의 운명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교과서이다.”
책은 프롤로그 ‘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로 문을 열고, 본문은 ‘유년기와 아동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와 죽음’의 네 장으로 구성되었고, 옮긴이의 말 ‘스포츠와 언어, 그리고 우리 육체의 애틋함에 대하여’로 문을 닫았다. 책을 읽어나가는 독자는 우선 인간에 대한 많은 생물학적 ․의학적 정보지식을 만난다. 호모 사피엔스는 25만 년 전에 지구에 나타났다. 그동안 9백억 명이 살다가 죽었다. 나는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 80억 명의 한 명이다. 인간의 유전자는 99.9%가 같다. 사람의 차이는 0.1%에서 온다. 뉴클레오티드 염기 1천개 중 하나 꼴의 차이였다.
남성의 평균적인 음경 길이는 늘어져 있을 때는 7.6 - 10.2㎝ 사이이고, 발기할 때는 12.9 - 17.8㎝ 사이다. 발기한 상태의 최소는 9.5㎝, 최대기록은 24.4㎝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듣는 능력이 30대부터 떨어진다. 이는 청각관을 촉촉하게 적셔주던 땀샘들이 하나둘씩 죽어가기 때문이다. 딱딱하게 굳은 귀지가 청력감퇴 원인의 1/3을 차지한다. 대니얼 맥닐Daniel MeNeill은 말했다. “사람의 동공은 청년기에 최대 크기가 되는데 이것은 틀림없이 연인을 꾀는 미끼일테고, 이후에는 60세가 될 때까지 서서히 줄어든다.”
작가는 100살이 세 해 앞으로 다가온 금강불괴의 체력을 자랑하던 아버지와 천둥벌거숭이로 매사에 의욕이 넘치는 10대 딸 내털리, 농구광이었던 자신의 유년시절의 에피소드를 되돌아보며 인생은 죽음을 향한 도정이라는 진실을 마주했다. 책의 갈피마다 수백 명의 동서고금 지성들이 남긴 삶과 죽음에 대한 경구가 무궁무진했다. 부처, 공자, 에밀 졸라(작가), 닐 영(가수), E. U. 윌슨(생물학자), 버지니아 울프(작가), 빌리 조엘(가수), 존 데릭(배우), 빅토르 위고(작가), F. 스콧 피츠제널드(작가), 콜린 데이비스(오케스트라 지휘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철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고생물학자), 파블로 피카소(화가), 조너선 스위프트(작가), 레오나르드 다 빈치(화가), 우디 앨런(영화감독), 지그문트 프로이트(정신분석학자), 시몬느 드 보부아르(작가), 레너드 번스타인(지휘자․작곡가), 베이브 루스(야구선수), 오귀스트 콩트(사회학자) 등. 나는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여기에 있는 까닭은 운석이 지구를 덮쳐서 공룡을 멸종시켰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고차원적인’ 대답을 간구하지만 사실 그런 답은 없다.”
흑인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는 27세에 죽었다. 제니스 조플린, 그룹 Doors의 리더 짐 모리슨, 롤링 스톤즈의 브라이언 존스, 그룹 Nivana의 커트 코베인, 블루스 가수 로버트 존슨도 마찬가지였다. 헤비메탈 그룹 AC/DC는 앨범 《어둠으로의 복귀》에서 노래했다. “지금은 젊기만 하지, 그러나 너도 죽을거야.” 모차르트는 31세에 죽었다. 바이런은 36세에, 라파엘로와 반 고흐는 37세에 죽었다. 존 F. 케네디는 46세에 죽었다. 44세에 죽은 F. 스콧 피츠제널드는 공책에 썼다. “20세에 취했고, 30세에 파멸했고, 40세에 죽었다.”
『아이네에스』를 쓴 베르길리우스는 50세에 죽었다. 셰익스피어는 52세에 죽었다. 단테는 56세에 죽었다. 에밀 졸라는 62세에 죽었다. 고대의 최고령은 지금도 최고령으로 통했다. 기원전 6세기의 피타고라스는 91세까지 살았다. 에페우스의 헤라클레이토스는 96세까지 살았다. 아테네의 웅변가 이소크라테스는 98세까지 살았다. 나는 책을 덮고서 알았다. “50세에 누구나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한 사람은 ‘조지 오웰’이었다. 나는 그동안 경구만 알고 있었다. 그가 『1984년』, 『동물농장』의 작가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