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우체국
책이름 : 바닷가 우체국
지은이 : 안도현
펴낸곳 : 문학동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문학동네, 1996)
시작법詩作法: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한겨레출판, 2009)
시인 백석 전기: 『백석 평전』(다산책방, 2014)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창비, 2008), 『외롭고 높고 쓸쓸한』(문학동네, 2004), 『바닷가 우체국』(문학동네, 1996)
지금까지 내가 잡은 시인 안도현(安度眩, 1961- )의 책들이다. 생각보다 그다지 많지 않았다. 나는 이번 군립도서관 대여도서 가운데 시인의 시집 두 권을 포함시켰다. 또다른 시집은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창비, 2004) 였다. 시인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시인은 그동안 밝고 따뜻하며 감성적인 서정시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바닷가 우체국』은 여섯 번째 시집이었다. 30년대 시인 백석의 어법을 90년대적 감성으로 되살려냈다고 한다. 시집의 주요 모티프는 지난날의 추억 어린 흔적들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삶의 곡절을 끌어안은 여유로움과 웃음 그리고 넉살. 평이한 서정적인 시세계가 읽는이의 가슴에 잔물결로 다가오는 시집이었다. 부 구분없이 68편의 시가 실렸다.
흔히 시집 말미에 붙게 마련인 발문이나 해설이 없었다. 대신 시인의 시론이라 할 수 있는 ‘시인이 쓰는 시 이야기’가 실렸다. 「언어의 게임」에서 시인은 말했다. “내 시 쓰기는 지상과 천상의 다리를 놓는 바람의 게임, 즉 연날리기와 같은 것이어야겠다. 세계와 나 사이의 거리는 연과 나 사이의 거리처럼 아득한 것. 시의 언어가 문득 나를 떠나가려 한다면 미련 없이 떠나보낼 줄도 알아야 하겠다.”
마지막은 「山竹」(57쪽)의 전문이다. 나는 당연히 동학농민군의 손에 잡힌 죽창을 떠올렸다.
그 사람들 발자국 소리 따라가다가 멈춰 선 山竹 // 그 사람들 모여 찬밥 나눠 먹던 자리마다 우거진 山竹 // 그 사람들 파르르 떨리던 눈썹처럼 사각이는 山竹 // 그 사람들 눈 뜨고 죽은 빈 숲 파랗게 밝히는 山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