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사회
책이름 : 숫자 사회
지은이 : 임의진
펴낸곳 : 웨일북스
표지 카피는 ‘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였다. 한국은 ‘돈의, 돈에 의한, 돈을 위한 세상’의 나라가 되었다. 명품 가방 두세 개에, 외제 차를 몰고 다녀야 평균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순 자산 10억에 매달 700만원을 벌어야 중산층이라는 자가진단을 내렸다. 극강자본주의 미국을 제치고 한국은 가장 속물적인 나라로 꼽혔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 신뢰가 사라진 공간에 남은 것은 인정 욕구와 생존 투쟁,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 뒤처지지 않고자 하는 마음’(10쪽) 뿐이었다.
『숫자 사회』는 4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돈을 신으로 숭배하는 한국사회의 모습. 2장은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의 생존경쟁 분석. 3장은 전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는 한국형 성공방정식. 4장은 다양한 삶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신뢰구축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저자 임의진은 국제개발협력·공적개발원조ODA 전문가였다.
Chapter 1 돈에 미친 사람들은 누구인가.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서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상태 ‘경제적 자유’. 샌디에이고대학 진 트웽이 연구팀이 1972-2016년까지 44년 동안의 데이터 분석 결과, 시간이 흐르는 동안 돈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강해지는 방향으로 돈과 행복의 관계가 변화.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의 〈2022 세계 행복 보고서〉는 한국의 국가 행복지수를 10점 만점에 5.9점으로 전 세계 평균 5.6점을 살짝 넘기는 정도, 조사대상 146개국 중 59위를 차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에서 꼴찌나 다름없는 36위.
유독 남의 시선과 평판에 민감한 한국인은 자신의 삶에서 느끼는 여러 불편함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까지 달래며 살아가야 하는 이중고. 우리사회는 차별을 당연시하고 불평등한 상태를 공공연하게 여기는 승자들의 논리, 정글의 법칙을 내면에 새긴 사람들로 가득. 국가는 개인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고 공동체는 자취를 감춘 각자도생 사회에서 대안 없이 방치된 사람들에게는 닥치고 돈을 버는 것이 최고.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사람들 ‘벼락거지’.
Chapter 2 숫자 이면에 새겨진 생존 투쟁. 신뢰가 사라진 공간을 숫자로 나타나는 가치가 지배하고, 남보다 더 나은 상태를 갖는데서 만족하는 한국사회. 물질적·외형적 가치 외에는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결과 중심사회. 삶의 태도와 가치관이 아닌 경제적 수준이나 자산 가치만 중시하는 사회. 집값 상승을 위한 보증수표를 넘어 거주민의 브랜드 자체가 된 아파트 ‘브랜드’. 공공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휴거지(휴먼시아 사는 거지), 엘사(LH 아파트 사는 사람)이라고 비하하여 그룹을 나누는 것이 현실.
세계 최고 수준의 명품 소비량은 정체성 동일시 현상 . 자산과 소비 수준으로 계급이 형성되고 오직 눈에 보이는 가치를 바탕으로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지위를 확인하는 사회. 나와 타인을 비롯한 세상 모든 것을 가르는 기준이 숫자로 일원화되는 사회.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연구소가 2022년 발표한 ‘사회적 자본’ 부분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67개국 중 139위로 최하위권.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조사대상 OECD 22개국 가운데 최하위권.
Chapter 3 한국형 성공에 얽힌 욕망, 잠복기는 끝났다. 숫자에 집착하고 돈과 자산에 달려들며, 남과 항상 비교하고, 질시하는 동시에 남들에게 뒤처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특성. 자신의 토지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농민이 될 수 있었던 조선사회와 자신의 아파트를 가지면 성공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한국사회. 자연스레 뭉칠 수밖에 없었던 농촌마을 공동체의 생활양식은 평균을 해내야 한다는 심리적 마지노선과 튀지 않고 적정선을 유지하려는 눈치 보기 습성을 심는데 영향. ‘영끌’은 2020-21년에 불암감과 위기감에 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로 고점매매에 들어간 젊은 세대.
Chapter 4 숫자 너머 새로운 도약. 우리가 가진 공동체의 유산은 농사의 중요 과정에서 함께 참여하던 마을공동체 뿐. 한국사회는 국가권력의 수탈과 폭거에 저항하거나 위기에 빠진 국가를 구해야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만 연대. 한국은 전체 인구 중 10퍼센트가 넘는 수(2022년 기준 615만명)가 작년 한해 거주지를 옮겼고, 특히 청년 1인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1.4년에 불과. 한국사회의 성공 방정식은 ‘시험 합격을 통한 간판 획득-아파트로 대표되는 자산 소유-더 많은 소득창출’. 계급은 갈수록 촘촘하게 구성되고 세분화된 등급을 바탕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타자화 할수록 인적 네트워크는 좁아지는 경향. 대부분 조직에서 직급이 높아질수록 책임과 업무량보다 막강한 권한과 넘치는 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