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과 성경이 담긴 통
강화도에서 플라스틱 병에 쌀을 담아 북으로 보내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북한의 황해 옹진과 연백반도와 인접한 지리적 여건으로 비용이 적게 듭니다. 쌀을 더 많이 보낼 수 있는 이점 때문입니다. 북한은 쌀이 귀해 노동자 한 달 월급으로 쌀 1kg을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갯일 나온 북한주민들에게 쌀통은 횡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남한은 쌀 20kg 한 포대를 4만원이면 구입합니다. 1kg은 2천원에 불과합니다. 북한 경제는 생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바닷물은 하루 두 번 밀고 납니다. 바닷물이 가장 많이 밀고 나는 사리 물때가 쌀을 북으로 보내는 적기입니다.
여명이 터오는 시각. 이른 대빈창 해변 산책에 나섰습니다. 사리 물때가 백사장에 물 흔적을 남기고 물러나고 있었습니다. 바닷물에 젖은 모래 경계에 투명 플라스틱 통이 뒹굴었습니다. 굴 반관(2kg)이 들어가는 포장용기입니다. 나는 제방에서 모래밭으로 내려섰습니다.
연천 탈·북민 연합회
이 쌀은 탈북민들이 보내는 것이니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처음 눈에 뜨인 쌀통이 생경스러웠습니다. 서도(西島) 군도(群島)의 섬들 해안마다 흔하게 보이는 쌀통은 생수용 페트병이었습니다. 강화도 바닷가에서 띄운 북송 쌀통인지, 연천의 임진강에 띄었는데 강물을 타고 강화 바다로 떠내려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물에 젖지 않게 투명비닐에 포장돤 두 개의 내용물이 담겼습니다. 찹쌀이 섞인 흰 쌀과 얇은 부피의 성경이었습니다.
나는 물에 젖지 않게 비닐에 쌓인 성경을 보며 극우보수 한국 개신교의 유치한 승리주의를 떠올렸습니다. 이 좁은 땅에 세계 20위내에 드는 대형교회가 10개입니다. 1위는 〇〇〇〇〇〇교회, 2위는 〇〇〇〇〇교회입니다. 그들은 극우·수구 세력의 집회를 후원하고, 박근혜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의 배후세력으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습니다. 내년도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에 개신교는 홀로 반대에 나섰습니다. 교회 세습과 비자금 조성, 공금 횡령 등 구린 구석이 많은 그들입니다. 노골적으로 세무조사를 반대합니다. 자신이 타락한 줄도 모르는 부끄럼없는 그들에게 예수는 불법을 눈감아 주는 백그라운드에 불과한지 모르겠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탄핵 심판을 앞 둔 어느 날. 가난한 교회의 목사가 TV에 눈길을 주며 던지는 딸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절차가 잘못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