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지은이 : 안도현 펴낸곳 : 한겨레출판 “명주실보다도 가는 햇살이” 이 책을 잡게 된 시원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만나게 되는 시구다. 어느 시인의 시 구절인지 기억 못하지만, 어느 책에서 빌려 온 것인지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40여년이 다 되었다. 국민학교 5학년. 새 담임은 국어과목 류혜정 선생이었다. 지금 새삼 떠올리니 선생은 미인이었다. 하얀 피부에 이목구비가 뚜렷하였다. 국어 시간에 선생은 시커먼 시골 아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시 쓰는 시간을 만들었다. 그때 내가 제출한 시의 ‘한 구절’ 이었다. 이 구절은 세 살 터울 작은 형의 ‘완전학습’을 들추다 만났다. 나는 그때 국어시간만 되면 우쭐하였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작은 형이 읽어 내려가는 국어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