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1809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

책이름 :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지은이 : 허호준펴낸곳 : 혜화1117 허호준 기자는 말그대로 ‘제주 사람’이었다. 제주에서 태어나, 모든 학업을 제주에서 마쳤다. 그는 1989년 기자를 시작한 이래, 35년 동안 〈한겨레〉 제주기자로 살아왔다. 그리고 30여 년 동안 4·3의 진실과 의미를 찾아 뛰어다녔다. 자타가 공인하는 4·3 전문기자였다. 제주도 인구는 현재 70만 명이다. 정부가 인정한 4·3 유족은 10만 명에 이른다. 책은 한 사람의 집요한 4·3 추적의 결과물이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제1회 4·3언론상 본상을 허호준 기자에게 수여했다.표제의 숫자가 눈에 띈다. 4·3의 첫날과 마지막 날짜였다. ‘제주 4·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에 관..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②

책이름 :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②지은이 : 이주헌펴낸곳 : 학고재 1. 페르가몬 미술관(베를린) - 헬레니즘 미술의 최고봉. 알렉산더의 정복활동이 낳은 그리스적 요소와 동방적 요소의 혼합이 빚은 국제주의적 문명. 10미터 높이에 정면의 길이가 30미터가 넘는 대제단. 기단부의 부조 프리즈는 높이가 2.3미터에 총길이가 1백20여미터. 부조의 주제는 제우스와 아테네 등 신들과 거인과의 싸움. 기원전 180-159년쯤 에우메네스 2세가 건립한 것으로 추정, 도시의 승전을 기념하고 수호신 아테네에게 봉헌하기 위한 페르가몬 제단.2. 베를린(달렘) 미술관(베를린) - 2차대전 시 소개된 미술품들 가운데 미군에 의해 반환된 작품들로 1956년 서베를린에 세워진 달렘 미술관. 13-18세기 유럽 대가들의 ..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①

책이름 :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①지은이 : 이주헌펴낸곳 : 학고재 1. 데이트 갤러리(런던) - 영국 최고의 미술관 중 하나로 1897년 밀뱅크 교도소 자리에 개관. 르네상스 이후 영국 미술과 서구 미술에 관한 영국 최고가는 컬렉션. 도덕과 영감, 이콘적 화사함은 중세에서 구했으나 형식적으로 과학적 사실을 중시한 당시의 자연주의에 가까웠던 라파엘전파.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의 4막7장을 소재로 한 밀레이(1829-96)의 〈오필리아〉1851-52. 억압된 관능을 밀도있게 형상화한 로제티(1828-82)의 〈베아타 베아트릭스〉(1864-70). 2. 대영박물관(런던) - 인류문화 유산의 보고, 고대 오리엔트·서구문명의 미술. 정면성의 원리 이집트 미술 〈늪지에서 사냥하는 데바문 고분벽화〉BC 1..

생물성

책이름 : 생물성지은이 : 신해욱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간결한 배치』(민음사, 2005) / 『생물성』(문학과지성사, 2009) / 『Syzygy』(문학과지성사, 2014) / 『무족영원』(문학과지성사, 2019) /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봄날의책, 2024) 1998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 시인 신해욱(1974- )이 지금까지 펴낸 시집들이다. 나는 뒤늦게 네 번째 시집 『무족영원』을 만났고, 시집들을 연이어 잡을 생각이었다. 내가 뿌리내린 삶터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으로, 군립·작은도서관에 시인의 시집 세권이 비치되어 있었다.시인은 그동안 고독과 절망에 빠진 현대인의 자화상을 건조하고 담담한 문체로 그렸다고 평가받았다. 두 번째 시집은 “‘나’와 또 다른 ‘..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책이름 :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지은이 :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옮긴이 : 남진희펴낸곳 : 버터북스 짓밟히고 수탈당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에 천착해 온 비판적 지식인 에두아르도 갈레아노(Eduardo Galeano, 1940-2015)를 처음 만난 책이 『시간의 목소리』(후마니타스, 2011) 였다. 그후 나는 『포옹의 책』(예림기획, 2007),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르네상스, 2004), 『갈레아노, 거울 너머의 역사』(책보세, 2010), 『축구, 그 빛과 그림자』(예림기획, 2006)을 연이어 잡았다. 10여년을 넘어선 저쪽의 세월이었다.신간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을 발견하고 부리나케 군립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원제가 ‘날들의 아이들’, 또는 ‘시대의 아이들’을 뜻하는 『L0S HIJ..

내 마음을 담은 집

책이름 : 내 마음을 담은 집지은이 : 서현펴낸곳 : 효형출판 부제가 '작은 집의 건축학 개론'인 『내 마음을 담은 집』은 나에게 건축가 서현(徐顯, 1963- )의 다섯 번째 책이었다. 건축가가 설계한 작은집 3채의 건축과정을 소개했다. 세 채의 주택 공통점은 모두 작고 검소했다. 건축가가 지금까지 설계한 건물 중에서 가장 작은 집들이었다. 하지만 건축현장에서 벌어지는 작업원리나 시공 정신은 작고 사소한 집도 예외일수 없었다.가장 검소한 풍요 〈문추헌文秋軒〉. 은퇴한 간호사는 악보 뒷면에 그린 건축도면을 한 번 봐줄 수 있느냐고 찾아왔다. 그녀는 친구와 충주 시골에 작은 땅을 구입했다. 집터 근처에 엄청 큰 추평楸坪저수지가 있는 한적하고 나른한 시골마을이었다, 그녀가 가진 것은 건축비 5천만원, 15평..

위대한 관계

책이름 : 위대한 관계지은이 : 김상균펴낸곳 : 효형출판 1.17세기 해양도시 베니스공국이 낳은 바로크의 시작을 알리는 두 명의 예술가. 비발디의 오라트리오 〈유디트의 승리〉와 카라바지오의 〈홀로페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1598-1599)는 모두 대비를 통해 극적인 특징을 잘 드러낸 작품. 2.자신의 힘을 예술을 통해 현명하게 사용한 두 명의 바로크 거장.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열광하게 만든 음악극 오라토리오는 헨델이 찾은 새로운 음악형식. 신화·성서가 주를 이룬 작품주제를 우화적인 방식으로 보여 준 루벤스. 〈위대한 최후의 심판〉(1614-1617).3.바로크 시대의 정점에 선,  수많은 묘사와 습득을 통해 시대를 선도하는 작품을 만든 두 예술가.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든 바흐의 연주를..

혼자 가는 먼 집

책이름 : 혼자 가는 먼 집지은이 : 허수경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문학과지성사, 2016) / 산문집 『오늘의 착각』(난다, 2020) / 시해설집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 (난다, 2020) 지금까지 내가 잡은 시인 故 허수경(許秀卿, 1964-2018)의 책들이다. 그동안 평론집이나 시해설집을 펼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저자들이 언급했던 시인이었다. 그녀의 때이른 죽음에 송구스러웠을까. 나는 뒤늦게 군립도서관에 비치된 책들을 대여하기 시작했다. 내가 네 번째로 잡은 책은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었다.시인은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고 고향의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했다.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등단 이듬해 첫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옛 그림으로 본 제주

책이름 : 옛 그림으로 본 제주지은이 : 최열펴낸곳 : 혜화1117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세한도歲寒圖〉. 사진작가 김영갑(金永甲, 1957-2005)의 〈김영갑두모악갤러리〉. 제주의 화가 우성宇城 변시지(邊時志, 1926-2013). 서귀포 피난시절 대향大鄕 이중섭(李仲燮, 1916-1956). 제주도의 예술인하면 고작 뇌리에 떠오르는 인물은 이 정도였다. 혹시 추사의 대정 유배시절 제주도에 발자취를 남겼던 소치小癡 허련(許鍊, 1809-1892),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의 그림이 있을까?막상 책의 부피는 『옛 그림으로 본 서울』보다 묵직했다. 부제가 ‘제주를 그린 거의 모든 그림’은 서장과 4장에 나누어 20편의 글을 담았다. 서문 「탐라의 오늘과 제주의 어제..

옛 그림으로 본 서울

책이름 : 옛 그림으로 본 서울지은이 : 최열펴낸곳 : 혜화1117 군립도서관의 신간코너에서 미술평론가 최열(崔烈, 1956- )의 『옛 그림으로 본 조선 』 시리즈를 운 좋게 만났다. 4-5년 전에 앞서 펴낸 두 권의 책을 대여목록에 올렸다. 『옛 그림으로 본 서울』부터 펼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SNS에 추천평을 올려 많은 이들이 찾은 책이었다. 부제가 ‘서울을 그린 거의 모든 그림’으로 서장과 1장-8장까지 열여덟 편의 글을 담았다.미술평론가는 그동안 조선회화사부터 근현대미술사까지 한국미술사 전반을 시대와 분야, 구분 없이 광폭의 횡보를 보이며 연구 결과물을 상재해왔다. 20여 년 동안 서울의 옛 풍경을 그린 조선시대 화가들의 그림을 꾸준히 찾아 나선 노고가 빚어낸 역작이었다. 원고지 분량 약 2천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