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되새김질하다 1625

암흑물질과 공룡

책이름 : 암흑물질과 공룡지은이 : 리사 랜들옮긴이 : 김명남펴낸곳 : 사이언스북스 군립도서관에서 이번에 대여한 책들은 ‘우주와 생명’에 관한, 제법 부피가 묵직한 다섯 권이었다. 마지막으로 잡은 책이 입자물리학자 리사 랜들(Lisa Randall, 1962- )의 『암흑물질과 공룡』이다. 내게는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에 이어 두 번째였다. 리사 랜들은 1999년 라만 선드럼과 함께 발표한 논문 「비틀린 여분 차원」으로 현대 이론물리학의 여러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명성이 자자했다.6600만 년 전 폭이 최소 10킬로미터의 혜성이 지구와 충돌했다. 2억 3000만년전부터 육상을 지배했던 척추동물 공룡이 멸종했다. 모든 생물종의 4분의 3이 죽었다. 랜들은 태양계가 은하수를 통과하..

우주의 구조

책이름 : 우주의 구조지은이 : 브라이언 그린옮긴이 : 박병철펴낸곳 : 승산 물리학자 김상욱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통해 브라이언 그린(Brian Greene, 1963- )의 『우주의 구조』를 만났다. 원제는 『The Fabric of the Cosmos』로 만물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입자가 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초끈이론’에 관한 『엘러건트 유니버스』에 이은 저자의 두 번째 책이었다. 그린은 첨단물리학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을 연구하는 이론물리학자였다.747쪽의 양장본은 5부에 나뉘어 16장, 165꼭지(각 장의 개요는 제외)로 구성되었다. 부제가 ‘시간과 공간, 그 근원을 찾아서’로 뉴턴의 중력이론부터 초끈이론까지 우주의 근본적인 구조와 시간과 공간의 궁극적인 실체에 ..

눈먼 시계공

책이름 : 눈먼 시계공지은이 : 리처드 도킨스옮긴이 : 이용철펴낸곳 : 사이언스북스 『자비를 팔다』의 정치학자․저널리스트 크리스토퍼 히친스(Christopher Hitchens, 1949-2011)를 영국 〈프로스펙트〉가 전 세계 100여 개국 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영향력 있는 지식인’ 5위를 한 인물로 소개했다. 그때 ‘세계 최고의 지성’으로 뽑힌 이가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ed Dawkins, 1941- )였다.도킨스는 1976년 첫 저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DNA 또는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생존기계’라는 『이기적 유전자』를 발표했다. 10년 뒤에 출간된 『눈먼 시계공』은 『종의 기원』이후 최고의 진화론 서적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 땅에서는 94년 〈민..

생명의 도약

책이름 : 생명의 도약 지은이 : 닉 레인 옮긴이 : 김정은 펴낸곳 : 글항아리 영국의 진화생물학자․생화학자 닉 레인(Nick Lane)의 책을 연속해서 잡았다. 『바이털 퀘스천Vital Question』이 최초 생명의 탄생, 에너지와 진화를 통한 복잡한 생명체의 기원을 밝혔다면, 『생명의 도약』은 진화론의 첨단 과학이 거둔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담긴 신비를 풀어냈다. 닉 레인은 생물계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 지구 전체에 큰 변화를 몰고 왔으며, 지금까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직접적 산물로서 상징성을 갖춘 열 가지를 꼽았다. 1장 ‘생명의 기원’, 염기성 열수분출공에서 지구 생명체의 탄생. 최초의 보편적 공통조상LUCA은 독립생활을 하는 세포가 아니었다. 무기세포가 미로처럼 얽힌..

바이털 퀘스천Vital Question

책이름 : 바이털 퀘스천Vital Question 지은이 : 닉 레인 옮긴이 : 김정은 펴낸곳 : 까치 『바이털 퀘스천: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가?』는 세포 복잡성의 형성, 생명의 기원, 성과 생식력, 죽음, 영원한 생명 등을 미토콘드리아 관점에서 본 『미토콘드리아』에 이어, 영국 생화학자 닉 레인(Nick Lane)의 두 번째 책이었다. ‘21세기 생물학을 향한 혁명적 도전’이라는 카피를 단 책은,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에너지와 진화를 통해서 복잡한 생명체의 기원을 파헤쳤다. 『The Vital Question: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은 4부 7장으로 구성되었다. 서론 ‘생명은 왜 이런 모습인가?’, 세균은 40억년 내내 형태적으로 단순성을 유지. 지구상 모든 복잡한 생명체의 뿌리는 ..

섬진강

책이름 : 섬진강 지은이 : 김용택 펴낸곳 : 창작과비평사 오래 묵은 시집이다. 초판은 1985. 1. 5. 이었다. 나의 책장에서 오랜 세월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시집은 1995. 12. 20. 개정6쇄였다. 4-H 야영대회 피날레는 시낭송이었다. 어둠이 드리워지고, 야영장 이곳저곳 캠프파이어 모닥불이 피어올랐다. 거대한 나무 꼭대기에서 4-H를 상징하는 모형 솜뭉치가 불타오르며 서서히 땅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때 남녀 대표가 한 구절씩 번갈아가며 시를 낭송했다. 물론 농업․농촌․농민시였다. 판권으로 보아 1996년 행사였을 것이다. 담당선생은 나에게 시를 선選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희성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프린트해 넘겼다. 윗선에서 제동이 걸렸다. 그들에게 詩는 관념적 아름다움(?)이었을..

제비는 푸른 하늘 다 구경하고 - 둘

책이름 : 제비는 푸른 하늘 다 구경하고 둘지은이 : 김훈․박래부펴낸곳 : 따뜻한손 「문학기행」은 언론 문학비평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획기적인 기획이었다. 신문 연재 때부터 장안의 화제를 모은 현장비평서였다. 당시 문화부장으로 연재를 기획했던 장영수는 말했다. “우리가 마침내 만들어냈던 이 나라의 문학지도―그것은 미숙한 미완성의 지도지만, 우리의 치열했던 작업에 대한 사적인 그리움을 뛰어넘는 지도다.” “우리에게 문학기행 길을 안내했던 시인․소설가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그만 유명을 달리했다.” 박래부의 말이다. 그리고 세월은 다시 20년이 흘렀다. 한 분씩 손으로 꼽아보니 스물일곱 분이 고인이 되셨다.서정주(1915-2000)의 『질마재 신화』(시집), 가난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지만 결코 비천할..

제비는 푸른 하늘 다 구경하고 - 하나

책이름 : 제비는 푸른 하늘 다 구경하고 - 하나지은이 : 김훈․박래부펴낸곳 : 따뜻한손 소설가 김훈(金薰, 1948- ), 한국일보논설위원 박래부(朴來富, 1951- )는 1980년대 중반 한국일보 문화부기자였다. 당시 장명수 문화부장 지휘아래 「문학기행」을 연재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시를 선별하여 현장을 답사하고 비평한 글들이었다. 절판된 책을 후배기자였던 이가 운영하는 신생 출판사 《따뜻한손》에서 재출간했다. 내가 다시 잡은 책은 2004년 12월 초판본이었다. 문학평론가 박철화는 해설 「아름다움이라는 마약―198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에서 “「문학기행」은 저 엄혹한 80년대를 말의 사랑으로 끌어안으며, 현실 앞에 절망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아름다움은 결국 존재하는 것임을 증..

신화 그림으로 읽기

책이름 : 신화 그림으로 읽기지은이 : 이주헌펴낸곳 : 학고재 『신화 그림으로 읽기』는 미술평론가 이주헌의 그리스 신화를 통해 서양미술을 들여다보고, 서양미술을 통해 그리스 정신, 나아가 서양문명을 살펴 본 신화예술 감상서였다. 미술평론가가 아내와 아들 셋과 함께 그리스, 지중해 연안, 이탈리아 등지를 돌아본 가족여행에서 얻은 사색의 결과물이었다. 3부에 나뉘어 14편의 글이 담겼다.1부 ‘환영의 탄생’은 서양미술이 왜 대상을 보이는 대로 표현하는 사실주의 미술이 발달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제우스의 변신 이야기. 16세기 이탈리아 티치아노(1490?-1576) 〈겁탈당하는 에우로페〉 1559년. 19세기 오스트리아 구스타트 클림트(1862-1918) 〈다나에〉 1908년. 서양의 예술가들은 신..

옛길

책이름 : 옛길지은이 : 안치운펴낸곳 : 학고재 오래 묵은 책이다. 내가 세 번째 잡은 책은 1999년 초판본이다. 2003년 《디새집》에서 사진을 보충한 개정증보판으로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로 출간되었다. 초판이나 개정증보판 모두 절판되었다. 연극평론가 안치운(安致雲, 1957- )은 70년대 중반 대학시절, 암울한 세상에 분노하며 산에서 떠돌았다. 그에게 산행은 도피처․인생의 스승이었다. 책은 6장으로 구성되었다. 1-5장은 우리 땅 골 깊은 오지를 찾은 저자의 ‘경험’과 ‘사유’를 유려한 문체로 담았다. 6장은 ‘서재의 등산학’이었다.1장 ‘정선에서 영월로, 동강을 따라’, 여행은 자기 자신을 기억하는 행위. 글을 쓰는 것은 흩어진 기억을 모으고, 파편화된 자신의 흔적을 견고하게 세우는 일.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