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月)일 작은형이 저녁배로 섬에 들어왔다. 내가 몸에 탈이 나 예정보다 하루빨리 입도入島했다. 차에 빈 김치통이 가득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주문도에 삶터를 꾸린 이래 김장담그기는 우리 형제의 중요 연례행사가 되었다. 5(火)일 나는 아침배로 섬을 나서 읍내의원을 찾았다. 다행스럽게 기우였다. 의사는 4일치 처방을 내렸다. 11월부터 동절기 배편으로 바뀌었다. 오후배를 타고 들어와 집에 도착하니 4시반이 되었다. 작은형이 홀로 많은 일을 해치웠다. 알타리무를 수확하고 쪽파를 다듬어놓았다.거의 한두둑을 파종한 게 결과적으로 다행이었다. 엄지손가락 굵기의 알맞은 총각무를 반정도 수확할 수 있었다. 형제는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6(水)일 작은형은 알타리무를 다듬고 세척하고 버무려 총각무를 김치통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