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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

책이름 :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지은이 : 신대철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시인 신대철(申大澈, 1945- ) 이름 석자를 보고, 나는 어떤 남성적·웅변적인 강인함을 떠올렸다. 왜 그랬을까. 아마 조각가 강대철(姜大喆, 1947- )의 ‘물결의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도도한 흐름의 얼굴의 형체’를 나타낸 〈돌의 얼굴〉이 연상되었을 것이다.시인은 196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강설降雪의 아침에서 해빙解氷의 저녁까지」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977년 첫 시집 『무인도를 위하여』(문학과지성사)를 상재했다.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2000)는 무려 23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시집이었다.시인은 1963년 가정이 풍비박산되어 오갈 데가 없었다. 대학에 휴학계를 제출하고 충남 청양 칠갑산 합대나무골..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

책이름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지은이 : 빌 브라이슨옮긴이 : 이덕환펴낸곳 : 까치 ‘세계에서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 빌 브라이슨(Bill Bryson, 1951- )의 다섯권째 책이었다. 2003년 출간된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잡았다. 그시절, 나의 책장에는 두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 과학서가 자리 잡고 있었다. 13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수많은 이론물리학과 우주론을 포함한 과학서에 나의 손때가 묻었다. 책은 ‘21세기 최고의 대중과학서’로 꼽힌 초판본을, 20년 만에 과학적 성과를 보강한 개정판이었다.『거의 모든 것의 역사 2.0』은 6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는 우주의 역사, 우주의 탄생 빅뱅·인플레이션 이론, 다중우주론, 45억년 전에 형성돤 태양계의 구조와 ..

수확의 계절

바야흐로 절기는 추분秋分을 지나 한로寒露로 향하고 있었다. 24절기 중 17번째 절기였다. 찰한寒, 이슬로露로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이슬이 서리로 변해가는 시기였다. 찬 이슬이 맺히면서 기온이 떨어지기 전에 섬 주민들은 가을걷이로 바쁜 나날이었다. 겨울 철새 기러기떼가 날아와 다랑구지 대빈창 들녘의 빈 논에 내려앉기 시작했다. 2026년 丙午年 텃밭 營農日記를 들추었다. 5. 15. 꿀밤고구마 1단 100개를 텃밭에 이식했다. 9월의 마지막날, 작은형이 1:00 삼보6호 2항차로 주문도에 입도入島했다. 형제는 오후 2시부터 봉당에 깔방석을 깔고 땅콩까기 작업에 들어갔다. 9. 6~7일 텃밭 네두둑에 심겨진 땅콩을 뽑고 꼬투리를 따서 그물멍석에 3일간 말려 그물망에 보관했다. 16개였다. 9. 13-14 이..

텃밭을 부치다 2026.10.02

2026 제4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책이름 : 2026 제4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지은이 : 위수정·김혜진·성혜령·이민진·정이현·함윤이펴낸곳 : 다산북스 그 시절, 연초가 되면 나는 〈신춘문예당선작품집〉을 잡았고, 한 여름에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출간되기를 기다렸다. 언제부터인가 〈이상문학상 작품집〉도 신년에 나오기 시작했다. 수록되는 작품들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초창기에는 기수상작가의 작품 한편을 실었다. 원로작가를 우대하는 취지에서 ‘특별상 수상작’을 만들었지만 두 해로 단명했다. 2003년도는 전상국의 「플라나리아」, 2004년도는 문순태의 「늙으신 어머니의 향기」가 수상작이었다. 가장 파격적인 대상작은 2004년도 김훈의 「화장」이었다. 대상작가는 『칼의 노래』로 2001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을 뿐 중·단편 발표작이 없었다. 「..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

책이름 :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지은이 : 이문재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문학동네, 2011) / 산책시편(민음사, 2007) / 마음의 오지(문학동네, 2007) / 제국호텔(문학동네, 2012) / 지금 여기가 맨 앞(문학동네, 2014) / 『혼자의 넓이』(창비, 2021) / 『꿈을 꾸게 하는 꿈이 있다』(문학과지성사, 2026) 5년 만에 출간된 7번째 시집이었다. 나는 시인 이문재(李文宰, 1959- )의 모든 시집과 유일한 산문집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호미, 2009)를 잡았다. 1982년 동인지 『시운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40여년을 생태적 상상력을 구축하고 관계의 윤리를 시로 탐색했다.『녹색평론』 발행·편집인이었던 고故 김종철(金..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

책이름 :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지은이 : 이광주펴낸곳 : 한길아트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은 서양사학자 이광주(李光周, 1927-2020)가 『출판 저널』과 『책과 인생』에 약 1년간씩 기고한 글들을 정리해 묶었다. 내가 잡은 책은 초판으로 2001년 4월 20일 발행되었다. 책술에 뽀얗게 먼지가 앉았다. 25여 년 묵은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프랑스 시인 말라르메(Stéphane Mallarmé, 1842-1898)는 말했다. “결국 세계는 한권의 아름다운 책에 이르기 위하여 만들어졌다.”1.독서, 포도밭 한유閑游의 나날들. 중세의 책은 ‘손으로 씌어진 것’ 즉 ‘사본’(매뉴스트립)을 의미. 산실은 수도원의 사본공방寫本工房. 진정한 독서란 문자의 행간에서 이미지를 찾아내고 그와 더불어 도상들을..

강화꽃동네노인요양원 - 6

병오년丙午年 추석秋夕은 9. 25(金)이었다. 주문도 느리항 삼보 12호 11:00 에 출항하는 2항차에 승선했다. 꾸물거리던 하늘이 화도 선수항이 눈에 들어오자 빗방울을 흩뿌렸다. 구름 한 점 없던 높다란 가을하늘이 보름간 지속되더니 끝내 추석 당일 빗줄기가 제법 드셌다. 자정까지 내린다는 예보였다. 한가위 보름달을 보기는 물건너갔다. 외포항 농협 하나로마트에 들렀다. 카스타드, 생수, 커피 두병, 선물세트 2개를 구입했다. 명절용 선물세트는 두 이웃사촌께 드려야겠다. 요양원가는 길은 한적한 도로였다. 연휴라서 그런지 차량이 꼬리를 물었다. 어머니는 사람보다 집을 그리워했다. 다른 할머니들은 명절을 맞아 이틀을 집에서 묵고 돌아온다고 부러워했다. 오후 1시 10분 요양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전날 4층생..

요재지이聊齋志異

책이름 : 요재지이지은이 : 포송령옮긴이 : 진기환펴낸곳 : 범우사 중국에서 팔대기서八大奇書는 명대明代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수호전水滸傳』, 『서유기西遊記』, 『금병매金甁梅』. 청대淸代의 『요재지이聊齋志異』, 『유림외사儒林外史』, 『홍루몽紅樓夢』, 『금고기관今古奇觀』을 가리켰다. 『요재지이』는 포송령(蒲松齡, 1640-1715)이 청나라 초기에 완성한 중국의 대표적인 문어체 단편 괴기소설집이었다. 전 445편의 설화가 수록된 소설집을 20여년에 결처 완성했다.포송령은 과거 시험에 계속 낙방한 절망 속에서 세상의 기이한 이야기를 수집해 책을 완성했다. 요재聊齋는 포송령의 서재 이름으로 표제는 ‘요재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가 되었다. 온갖 귀신과 여우, 사물의 정령들이 출현하여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산해기山海記

책이름 : 산해기山海記지은이 : 박상륭펴낸곳 : 문학동네 소설집 『아겔다마』(문학과지성사, 1997) / 소설집 『열명길』(문학과지성사, 1986) / 장편소설 두 권 『죽음의 한 연구』(문학과지성사, 1986) / 장편소설 네 권 『七祖語論』(문학과지성사, 1990-1994) / 산문집 『산해기山海記』(문학동네, 1999) / 소설집 『평심平心 』(문학동네, 1999) / 소설집 『잠의 열매를 매단 나무는 뿌리로 꿈을 꾼다』(문학동네, 2002) / 장편소설 『神을 죽인 자의 행로는 쓸쓸했도다』(문학동네, 2003) / 연작소설 『小說法』(현대문학, 2005) / 장편소설 『雜說品』(문학과지성사, 2008) / 박상륭 문학의 관점과 접근 사례들을 엮은 『박상륭 깊이 읽기』(문학과지성사, 2001) 책장..

단 한 번의 삶

책이름 : 단 한 번의 삶지은이 : 김영하펴낸곳 : 복복서가 『호출』(문학동네, 1997),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문학과지성사, 1999), 『오빠가 돌아왔다』(창비, 2004), 『포스트 잇』(현대문학, 2002). 소설가 김영하(金英夏, 1968- )의 소설집과 첫 산문집을, 20여년 전에 잡았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다녀온 모든 여행을 담은 산문집 『여행의 이유』(문학동네, 2019), 시칠리아의 인문학적 여정을 그린 『마치 오래 준비해온 대답』(개정증보판/복복서가, 2020)을 만났다. 『단 한 번의 삶』은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에 펴낸 신작 산문집이었다.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 〈영하의 날씨〉에 연재했던 글들을 다듬어 묶었다.프롤로그 「일회용 인생」에서 소설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