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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책이름 :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지은이 : 김중식펴낸곳 : 문학세계사 프롤로그 사막 가는 길: 바다를 건너는 낙타처럼, 사막을 건너는 고래처럼. 시인은 불모지에서 유랑을 선택(당)한 생물, 시인은 세상을 쓰레기라 여기고 경쟁 없는 먼 곳을 떠도는 족속. 고대 도시와 제국의 수도는 다 강이나 바다를 낀 물의 도시. 여행기는 야즈드(선사)―수사(고대)―페르세폴리스(고대)―시라즈(중세)―이스파한(근세)―커션(근대)―테헤란(현대) 순서. 역사의 주요 왕조들이 수도로 삼았던 도시들을 연대기적 흐름으로 따라가는 구성.1. 이란 가는 길: ‘인샬라’와 ‘인저 이란“, 두 얼굴의 이란. 페르시아는 2,500년전 인류의 첫 대제국을 건설, 네 차례 아케메네스, 파르티아, 사산, 사파비 왕조에 걸쳐 제국을 경영...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책이름 :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지은이 : 장석남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잘 이해도 되지 않는 신간 시집을 밀쳐놓고, 묵은 서정 시집을 잡기로 했다. ‘독특한 서정적 울림으로 등단 이후 꾸준히 독자와 평자의 사랑을 받아온’ 장석남(張錫南, 1965 - )의 시집들을 군립도서관에서 빌려왔다. 한꺼번에 빌려 온 두 권의 시집은 시인의 네·다섯번째 시집이었다.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창작과비평사, 2001),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문학과지성사, 2005).시인은 “자기 자신과 더불어 모든 존재들의 골문을 지키는 것이 시인이라고. 타협할 대상도 없이 날아오는 공을, 부조리를, 어리석음의 파편을 끝까지 막아내야하는 것이 시인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부 구분없이 67편이 실렸다. 문학평론가 김연..

생명이란 무엇인가

책이름 : 생명이란 무엇인가지은이 : 폴 너스옮긴이 : 이한음펴낸곳 : 까치 이론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 1887-1961), 유전학자 존 버든 샌더슨 홀데인(J. B. S. Haldane, 1892~1964)의 같은 표제 『생명이란 무엇인가』도 독서가들게 잘 알려져 있다. 200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폴 너스(Paul Nurse, 1949- )는 영국 생물학자였다. 그는 세포, 유전자, 진화, 화학, 정보라는 생물학의 5가지 원대한 개념을 통해 생명의 비밀을 밝혔다.1.세포―생물학의 원자. 생물학의 원리가 세포. 세포는 생물의 구조적 기본 단위. 생명의 기능적 기본 단위. 세포가 생명의 핵심 특징을 지닌 가장 작은 실체. 세포 분열은 모든 생물의 성장과 발..

나의 일본미술 순례 2+이 한 장의 그림엽서

책이름 : 나의 일본미술 순례 2+이 한 장의 그림엽서지은이 : 서경식옮긴이 : 최재혁펴낸곳 : 연립서가 『나의 일본미술 순례 2』는 나에게 재일 디아스포라diaspora 지식인 고故 서경식(徐京植, 1951-2023) 선생의 스물세권 째 책이었다. 『나의 서양미술 순례』로 시작된 여정의 마지막 순례기였다. 책은 선생의 유고와 미공개 글까지 합쳐, 3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근대 일본미술가의 삶을 따라가며 아름다움의 의미를 되묻는 여정이었다. 이오키 시게루(靑木繁, 1882-1911)의 〈바다의 선물海の辛〉(1904). 세로 70센티미터 가로 180센티미터의 대작. 메이지明治 시대(1868-1912)에 전개된 일본 근대회화의 낭만주의 경향을 대표하는 화가. 도쿄미술학교를 갓 졸업햇던 약관 스물두살에 그린..

Midnight Blue

왼무릎 반월연골판 봉합 재수술로 정형외과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었다. 갑갑하고 지루한 나날들. 병문안 오는 작은형께 몇 권의 책을 부탁했다. 그중 한권이 거문도출신 작가 한창훈의 신간 에세이 『바다어語 마음사전』 이었다.책을 읽어나가다 나의 눈길은 여기서 멈추었다. 「지나가기가 겁나 거시기합니다」 꼭지의 시작부였다. '루이스 터커Louise Tucker라는 영국 가수가 있다. 영국 길드홀 음악원 출신으로 팝페라 1세대에 속한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악장의 멜로디에 가사를 얹은 는 웬만한 사람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노래가 한창 유행하던 80년대 초...'나는 스마트폰의 유튜브를 검색하여 40여년 전의 그 세월로 거슬러 올라갔다. 는 영국의 메조소프라노 오페라 가수 루이스 터커(Louis..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책이름 :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지은이 : 장석남펴낸곳 : 창작과비평사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 등 뒤로 털썩 / 밧줄이 날아와 나는 /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 사랑은, /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 배가 들어와 /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 배를 매게 되는 것 // 잔잔한 바닷물 위에 /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 떠 있는 배 //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 온종일을 떠 있다 덕적도 출신 시인 장석남(張錫南, 1965- )의 「배를 매..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

책이름 :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지은이 : 염무웅펴낸곳 : 창비 창작과비평사 대표, 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한국의 대표적 지성의 한 분으로 꼽는 문학평론가 염무웅(廉武雄, 1941- ) 선생. 책장을 둘러보니 선생이 공저자로 참여한 네 권짜리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가 유일했다. 40여년전 그시절, 나는 선생의 글들은 『창작과 비평 영인본』을 통해 만났다. 책은 선생의 팔순 기념 산문집이었다.시선을 끄는 표제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는 독일의 음유시인 볼프 비어만(Wolf Biermann, 1936- )이 한국의 인터뷰어에게 한 말에서 따왔다. 독일 통일 15주년을 맞아 통일정책·통일운동의 주역 18명과 가진 인터뷰 모읍집 『변화를 통한 접근』(한울 ..

연결된 위기

책이름 : 연결된 위기지은이 : 백승욱펴낸곳 : 생각의힘 사회학자 백승욱(白勝旭 , 1966- )의 앞서 잡은 『1991년 잊힌 퇴조의 출발점』이 ‘분석의 부재와 의지의 과잉’ 〈국내편〉이라면, 『연결의 위기』는 〈국제편〉이었다. 사회학자는 말했다. “‘신냉전 사고로는 지금의 세계질서 변동을 제대로 살펴볼 수 없다. 신냉전 사고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세계를 나눠 그중 한쪽에 속하면 된다는 환상을 만들어내 현재의 심각한 위기에 눈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의 대만 무력점령 위협 및 북한의 핵도발 위협과 함께 진행될 수 있는 '연결된 위기'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구도가 확립된 ‘얄타체제의 해체’로 생겨났다.”『연결된 위기』는 2부 4장으로 구성되었다. 1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반도..

슬프다 풀 끗혜 이슬

책이름 : 슬프다 풀 끗혜 이슬지은이 : 송재학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벌써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2011년 출판사 《문학동네》는 파격적인 판형의 ‘문학동네 시인선’을 선보였다. 시리즈의 ‘특별판’은 기존 시집 판형을 두 배로 키웠다. 최승호의 『아메바』, 허수경의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송재학의 『내간체를 얻다』 세 권을 무녀리로 삼아 출범했다. 그때 시인을 만났어야 했다. 시인 송재학(宋在學, 1955- )은 1986년 계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슬프다 풀 끗혜 이슬』은 등단 33년째를 맞은 열 번째 시집이었다. 시인은 그동안 ‘다의적이고 중의적인 표현, 중첩된 감각의 시어가 시인 특유의 아름다우면서도 긴장감이 팽팽한 매혹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고 평가받았다.시편은 3부에 나뉘어 5..

보통 이하의 것들

책이름 : 보통 이하의 것들지은이 : 조르주 페렉 옮긴이 : 김호영펴낸곳 : 녹색광선 남다른 실험 정신과 감수성, 독창적인 언어감각으로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20세기 유럽의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 내가 다섯 번째로 잡은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 1936-1982)의 책은 서로 다른 스타일의 에세이가 실린 『보통 이하의 것들』이었다. 아홉 편의 텍스트는 모두 평범한 것들을 다루는 ‘일상의 글쓰기’라는 테마를 조금씩 다른 양식으로 관통했다.1부 보통 이하의 것들. 1.무엇에 다가갈 것인가? 진짜 스캔들은 갱내 가스 폭발이 아니라, 광산에서 행해지는 노동이다. 진짜 ‘사회적인 불편함’은 파업 기간 동안의 ‘시급한 사항들’이 아니라, 견디기 힘든 하루 스물네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