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텃밭 농사의 이어짓기·사이짓기·섞어짓기의 마술사였다. 어머니가 요양원에 입소한 후, 텃밭의 작물은 단조로워졌다. 텃밭이 훤하다. 오른쪽 빈 네 두둑은 땅콩을 심었던 자리였다. 열흘 전 땅콩을 수확하고 꼬투리를 땄다. 볕 좋은 가을 날씨. 그물멍석에 널어 사흘을 말려 갈무리했다. 어머니 말씀대로 딸기포장 플라스틱 그릇에 고봉으로 3개씩 담아 그물망에 넣어 뒤울안과 봉당에 매달았다. 모두 16개나 되었다. 즉 16됫박 분량이었다.김장채소를 파종·이식한 지 25여일이 지났다. 트레이 72구를 옮겨 심은 한두둑 반의 배추는 이쁘게 자랐다. 대빈창 해변으로 향하는 섬주민들이 하나같이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나의 농사 실력이 아니라 전적으로 땅심이었다. 파종한 무가 문제였다. 쥐가 파먹은 것처럼 발아가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