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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미식가

책이름 : 공간미식가지은이 : 박진배펴낸곳 : 효형출판 코드#1Wit(재치): 재기발랄함이 살린 숨은 공간의 매력. 산책 문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브랜드, 영국 ‘헌터Hunter' 장화. 1902년 문을 연 뉴욕의 유서깊은 호텔 알곤퀸Algonquin의 ‘라운드 테이블 룸’. 유명한 벨기에 리에주Liege의 374개 단으로 이루어진 ‘몽타뉴 드 부랑Montagne de Bueren' 계단. 스케일의 힘이 느껴지는 인디애나폴리스 시내의 신호등. 런던 최초의 엘리베이터 사보이 호텔의 '붉은 승강기The Red Lift'. 그림은 국제적인 언어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 보자르 양식Beaux-Arts의 1903년 지어진 뉴욕 트라이베카 지역의 소방서. 남부도시 재즈의 본고장 뉴올리언스New ..

병오년丙午年 상강霜降의 텃밭

위 이미지는 24절기 가운데 열여덟 번째 절기인 상강霜降에 우리집 슬라브 옥상에서 잡은 컷이었다. 상강은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들었고,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는 시기였다. 밤에 기온이 많이 떨어져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의 계절이다. 9월 들어 시작되는 추수는 상강 무렵이면 마무리가 되었다. 대빈창 들녘의 벼베기도 끝났다.텃밭이 훤하게 비었다. 김장채소 무와 배추가 한 두둑 반씩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무 두둑 옆 빈 두둑에 괭이밥이 가득했다. 잡초들은 서리가 내리면 뜨거운 물에 데쳐진 나물처럼 시들 것이다. 마당가 양옆 밭도 한쪽은 비었고 한쪽에 쪽파에 심겨졌다. 이제 월동작물 마늘과 양파를 파종하고, 김장을 담그면 병오년 텃밭농사도 마무리되었다. 내일모레 작은형이 입도入島하면 ..

텃밭을 부치다 2026.10.26

맹자의 땀 성왕의 피

책이름 : 맹자의 땀 성왕의 피지은이 : 김상준펴낸곳 : 아카넷 사회학자 김상준(金相俊, 1960- )을 정기구독하는 인문생태 격월간지 『녹색평론』에서 만났다. 『붕새의 날개 문명의 진로: 팽창문명에서 내장문명으로』(아카넷, 2021)에 이어 두 번째로 잡은 책이었다. 책들의 부피가 만만치않았다. 첫 책은 968쪽, 이번 책도 645쪽이었다. 사회학자는 ‘서구적 근대의 틀’을 파기하고 세계사를 새롭게 보는 틀로 ‘중층근대성론’을 내세웠다. 그가 말하는 근대는 성聖이 속俗을 ‘통괄적으로 포섭(통섭)’하던 시대에서 속이 성을 통섭하는 시대로 이행하였다는 것이다. 책의 구성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본문은 4부에 나뉘어 14장, 보론 3장으로 구성되었다.제1부 ‘중층근대와 유교’는 인류문명사의 흐름 전체를 다시..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책이름 :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지은이 : 김중식펴낸곳 : 문학세계사 프롤로그 사막 가는 길: 바다를 건너는 낙타처럼, 사막을 건너는 고래처럼. 시인은 불모지에서 유랑을 선택(당)한 생물, 시인은 세상을 쓰레기라 여기고 경쟁 없는 먼 곳을 떠도는 족속. 고대 도시와 제국의 수도는 다 강이나 바다를 낀 물의 도시. 여행기는 야즈드(선사)―수사(고대)―페르세폴리스(고대)―시라즈(중세)―이스파한(근세)―커션(근대)―테헤란(현대) 순서. 역사의 주요 왕조들이 수도로 삼았던 도시들을 연대기적 흐름으로 따라가는 구성.1. 이란 가는 길: ‘인샬라’와 ‘인저 이란“, 두 얼굴의 이란. 페르시아는 2,500년전 인류의 첫 대제국을 건설, 네 차례 아케메네스, 파르티아, 사산, 사파비 왕조에 걸쳐 제국을 경영...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책이름 :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지은이 : 장석남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잘 이해도 되지 않는 신간 시집을 밀쳐놓고, 묵은 서정 시집을 잡기로 했다. ‘독특한 서정적 울림으로 등단 이후 꾸준히 독자와 평자의 사랑을 받아온’ 장석남(張錫南, 1965 - )의 시집들을 군립도서관에서 빌려왔다. 한꺼번에 빌려 온 두 권의 시집은 시인의 네·다섯번째 시집이었다.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창작과비평사, 2001),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문학과지성사, 2005).시인은 “자기 자신과 더불어 모든 존재들의 골문을 지키는 것이 시인이라고. 타협할 대상도 없이 날아오는 공을, 부조리를, 어리석음의 파편을 끝까지 막아내야하는 것이 시인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부 구분없이 67편이 실렸다. 문학평론가 김연..

생명이란 무엇인가

책이름 : 생명이란 무엇인가지은이 : 폴 너스옮긴이 : 이한음펴낸곳 : 까치 이론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 1887-1961), 유전학자 존 버든 샌더슨 홀데인(J. B. S. Haldane, 1892~1964)의 같은 표제 『생명이란 무엇인가』도 독서가들게 잘 알려져 있다. 2001년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폴 너스(Paul Nurse, 1949- )는 영국 생물학자였다. 그는 세포, 유전자, 진화, 화학, 정보라는 생물학의 5가지 원대한 개념을 통해 생명의 비밀을 밝혔다.1.세포―생물학의 원자. 생물학의 원리가 세포. 세포는 생물의 구조적 기본 단위. 생명의 기능적 기본 단위. 세포가 생명의 핵심 특징을 지닌 가장 작은 실체. 세포 분열은 모든 생물의 성장과 발..

나의 일본미술 순례 2+이 한 장의 그림엽서

책이름 : 나의 일본미술 순례 2+이 한 장의 그림엽서지은이 : 서경식옮긴이 : 최재혁펴낸곳 : 연립서가 『나의 일본미술 순례 2』는 나에게 재일 디아스포라diaspora 지식인 고故 서경식(徐京植, 1951-2023) 선생의 스물세권 째 책이었다. 『나의 서양미술 순례』로 시작된 여정의 마지막 순례기였다. 책은 선생의 유고와 미공개 글까지 합쳐, 3부로 구성되었다. 1부는 근대 일본미술가의 삶을 따라가며 아름다움의 의미를 되묻는 여정이었다. 이오키 시게루(靑木繁, 1882-1911)의 〈바다의 선물海の辛〉(1904). 세로 70센티미터 가로 180센티미터의 대작. 메이지明治 시대(1868-1912)에 전개된 일본 근대회화의 낭만주의 경향을 대표하는 화가. 도쿄미술학교를 갓 졸업햇던 약관 스물두살에 그린..

Midnight Blue

왼무릎 반월연골판 봉합 재수술로 정형외과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었다. 갑갑하고 지루한 나날들. 병문안 오는 작은형께 몇 권의 책을 부탁했다. 그중 한권이 거문도출신 작가 한창훈의 신간 에세이 『바다어語 마음사전』 이었다.책을 읽어나가다 나의 눈길은 여기서 멈추었다. 「지나가기가 겁나 거시기합니다」 꼭지의 시작부였다. '루이스 터커Louise Tucker라는 영국 가수가 있다. 영국 길드홀 음악원 출신으로 팝페라 1세대에 속한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2악장의 멜로디에 가사를 얹은 는 웬만한 사람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 노래가 한창 유행하던 80년대 초...'나는 스마트폰의 유튜브를 검색하여 40여년 전의 그 세월로 거슬러 올라갔다. 는 영국의 메조소프라노 오페라 가수 루이스 터커(Louis..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책이름 :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지은이 : 장석남펴낸곳 : 창작과비평사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 등 뒤로 털썩 / 밧줄이 날아와 나는 /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 사랑은, /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 배가 들어와 /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 배를 매게 되는 것 // 잔잔한 바닷물 위에 /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 떠 있는 배 //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 온종일을 떠 있다 덕적도 출신 시인 장석남(張錫南, 1965- )의 「배를 매..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

책이름 :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지은이 : 염무웅펴낸곳 : 창비 창작과비평사 대표, 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한국의 대표적 지성의 한 분으로 꼽는 문학평론가 염무웅(廉武雄, 1941- ) 선생. 책장을 둘러보니 선생이 공저자로 참여한 네 권짜리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가 유일했다. 40여년전 그시절, 나는 선생의 글들은 『창작과 비평 영인본』을 통해 만났다. 책은 선생의 팔순 기념 산문집이었다.시선을 끄는 표제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는 독일의 음유시인 볼프 비어만(Wolf Biermann, 1936- )이 한국의 인터뷰어에게 한 말에서 따왔다. 독일 통일 15주년을 맞아 통일정책·통일운동의 주역 18명과 가진 인터뷰 모읍집 『변화를 통한 접근』(한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