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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작은도서관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뭍에서 섬에 들어오려면 당연히 다리를 건너야한다. 두 대교가 놓였다. 북부권역의 중심지 강화읍으로 들어오는 강화대교, 남부권역의 중심지 길상면과 통하는 초지대교이다. 나의 삶터 주문도에서 뭍에 나오는 포구는 화도면 선수항으로 남부권역이다. 서울과 인천, 고양과 김포로 향하려면 초지대교를 건너 김포시 대곶에서 김포―인천간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나의 일상에서 강화대교를 건너는 일은 아주 드물었다. 대부분 강화읍에서 도서관, 병원, 마트, 은행…… 일을 보고 섬으로 돌아왔다.강화군공공도서관은 강화읍에 《강화도서관》, 선원면에 《지혜의숲》, 내가면에 《내가도서관》, 그리고 《작은도서관》이 길상·교동·하점·화도면 네 곳에 있다. 강화도의 중심을 횡단하는 중앙로를 기준으..

깨달음의 혁명

책이름 : 깨달음의 혁명지은이 : 이반 일리치옮긴이 : 허택펴낸곳 : 사월의 책 지금까지 도서출판 《사월의책》에서 출간한 ‘이반 일리치 전집’ 시리즈 일곱 권을 모두 손에 잡았다. 가장 최근에 출간된 『학교 없는 사회』는 오래전, 진보적 법학자 박홍규가 옮긴 《생각의나무》에서 출간된 책을 읽었다. 서구 문명의 중심을 이룬 기술을 새로운 차원에서 분석한 『공생공락의 도구』, 의학 분야에서 생소한 ‘문화적 의인병醫因病’을 다룬 『의료의 한계』 두 권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도서출판 《 느린걸음 》의 대표로, 옮긴이 허택이 낯익다. 시리즈에서 『젠더』를 번역했다. 책의 원제는 『Celebration of Awareness』로 ‘깨어있음에 대한 예찬’이었고, 표지그림은 야수파 앙리 마티스(Henri Mati..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책이름 :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지은이 : 이반 일리치옮긴이 : 신수열펴낸곳 : 사월의책 『의심에 대한 옹호』의 저자 피터 버거의 추천평은 “인간 조건에 대한 깊은 통찰 위에서 현대 사회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비판한 사상가”였다. 이반 일리치(Ivan Illich, 1926-2002) 사상의 핵심은 현대 문명의 성장은 일정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며, 그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인간성마저 파괴할 위험이 있으므로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최소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절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의 원제는 『Energy and Equity, 에너지와 공평성』이다. 책은 에너지 과잉 소비에 기초한 현대 수송산업이 어떻게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지를 고발했다. 과도한 에..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

책이름 :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지은이 : 신경림 외펴낸곳 : 창비 한국 문단의 양대 시집 시리즈는 〈문학과지성 시인선〉과 〈창비 시선〉을 손꼽는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600호, 〈창비 시선〉 500호, 〈문학동네 시인선〉 200호 기념 시선집이 나왔다. 나는 기념 시집 다섯 권을 군립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했고 〈창비 시선〉부터 손에 들었다. 〈창비 시선〉 1호는 1973년 3월 5일 출간된 故 신경림(申庚林, 1935-2024) 선생의 『농무農舞』였다. 당시 시집 가격은 500원이었다.젊은 시인 안희연ㆍ황희찬이 엮은 500호 기념시선집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은 401호부터 499호까지의 시집에서 한 편씩을 선정해 총 90편의 시가 한 권으로 묶였다.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큐리어스curious

책이름 : 큐리어스엮은이 : 존 브록만옮긴이 : 이한음펴낸곳 : 페이지2북스 엮은이 존 브록만(John Brockman,1941-  )은 ‘지식의 지휘자’로 불리었다. 각 분야의 세계적 석학들을 대중과 호흡하는 베스트셀러로 재탄생시킨 편집자였다. 과학자와 사상가들의 모임 〈엣지 포럼〉의 편집자 겸 발행인이었다. 그는 통설을 뒤집는 창의적 연구로 과학을 이끄는 26인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렸을 때 과학자의 삶을 추구하도록 이끈 사건이 있었나요? 현재의 연구 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이끈 인물과 자극을 준 계기는 무엇인가요?”진화생물학자ㆍ동물행동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1941- ) 열두 권짜리 어린이 과학소설 휴 로프팅의 『두리틀 박사의 모험』은 과학자, 세계 최고의 자연학자, 무한..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책이름 :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지은이 : 강신주ㆍ지승호펴낸곳 : EBS BOOKS 당대의 문제에 천착하여 시대를 읽는 인터뷰어 지승호(1966- ). 당대의 징후로부터 철학을 생산해 온 철학자 강신주(姜信珠,  1967- ). 10년 만의 두 번째 인터뷰는 낮 2시쯤 만나 밤 10시경까지 여덟 번의 만남으로 3000매의 녹취록을 얻었다. 〈EBS 인생문답〉 첫 책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프롤로그 ‘우리 모두 조금만 더 가난해졌으면’(지승호), 열한 번의 만남 그리고 에필로그 ‘두 번의 인터뷰 그리고 두 가지 바람’(강신주)로 구성되었다.첫 만남 자유로운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 자본주의적 인간은 ‘이기적 개인’. 이성은 자신에게 이로운 것을 추구하고 불리한 것은 회피하는 능력. 합리성은 이익..

빈산엔 노랑꽃

책이름 : 빈산엔 노랑꽃지은이 : 장돈식펴낸곳 : 학고재 수필가 장돈식(張敦植, 1920-2009) 선생은 1990년 예순 다섯의 나이, 『한국수필』에 「취하는 것이 술뿐이랴」로 등단했다. 선생은 1950년 〈가난안 농원〉을 설립했다. 1988년 원주 백운산 자락에 〈백운산방〉을 짓고 자연과 벗하며 지내왔다. 『빈산엔 노랑꽃』은 제8회 한국수필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창작수필』에 1992년 봄호부터 5년간 연재했던 글들을 묶었다. 6부에 나뉘어 67편의 글을 담았다.1부 나의 친구들. 산방사우山房四友는 왕토끼, 딱새, 다람쥐, 억세. 토끼 암컷은 굴 파기를 도운 이웃 토끼와 수컷의 털을 뜯어 산실 바닥 재료로 깔고, 서너 마리 새끼를 낳으면 자기 가슴의 털을 뽑아 이불처럼 덮어준다. 새매한테 암컷을 잃고 ..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책이름 :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지은이 : 신경림그린이 : 송영방펴낸곳 : 문학의문학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는 민중시인 신경림(申庚林, 1935-2024)의 에세이다. 1부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어린 시절 이야기’ 12편은 일제강점 말기와 해방정국의 어린 시인의 자화상이었다. 2부 ‘삶의 뒤안길에서’ 18편은 6ㆍ70년대 어려웠던 시절, 이 땅 글쟁이들의 기행, 헤프닝, 애환이 빚은 문단 풍속도와 시국사건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뒷얘기들이었다. 동양화가 송영방(宋榮邦, 1936~2021)의 그림 24점이 실려 읽는이의 눈길을 밝게 했다.1부, 나를 비롯한 우리반 아이들 몇몇이 우리말을 쓰다가 교장한테 걸려 입에 분필을 잔뜩 문 채 복도에 꿇어앉아 벌을 섰다. 해방이 되자 동네..

허난설헌許蘭雪軒 시집詩集

책이름 : 허난설헌 시집옮긴이 : 허경진펴낸곳 : 평민사 『허난설헌許蘭雪軒 시집詩集』은 연민학회淵民學會 편집위원장 허경진의 〈韓國의 漢詩〉 시리즈에서 두 번째로 잡은 책이었다. 시리즈 열한 번째 『석주 권필 시선』을 먼저 잡았다. 군립도서관에 비치된 유일한 시리즈였다. 내가 잡은 책은 개정ㆍ증보판으로 시詩 201수, 부賦 1편, 산문 2편이 실렸다. 우리나라 최고의 여류시인은 스스로 난설헌蘭雪軒이라 아호를 지었다. 본명은 초희楚姬였다. 허난설헌(1563-1589) 집안은 조선시대를 통틀어 으뜸가는 집안이었다. 아버지는 초당 허엽(1517-1580), 삼남삼녀 중 셋째 딸이었다. 큰 오빠는 약록 허성(1548-1612), 작은 오빠는 하곡 허봉(1551-1558), 아우는 『홍길동전』을 지은 교산 허균(1..

죽음이 물었다, 어떻게 살 거냐고

책이름 : 죽음이 물었다, 어떻게 살 거냐고지은이 : 한스 할터옮긴이 : 한윤진펴낸곳 : 포레스트북스 수십 년간 의사로 일하면서 환자들의 생生과 사死를 지켜 본 한스 할터Hans Halter는 인류사의 역사적 인물들의 생애와 유언과 관련 자료를 몇 십년간 추적했다. 4대 성인, 혁명가, 철학자, 작가, 시인, 예술가, 정치인, 국왕, 교황, 사상가, 발명가, 작곡가, 생물학자, 비평가, 신학자, 수학자, 무용가, 교육가, 영화배우, 화가, 종교 개혁가, 의학자·····. 84인의 삶과 죽음을 모았다. 1장: 당신의 장례식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부처(buddha, B.C. 560-B.C. 480) 세계 4대 성인ㆍ불교의 창시자. “태어나는 모든 사물은 덧없으며 언젠가는 죽음에 이른다.”부터, 마리 앙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