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빈창을 아시는가

강화꽃동네노인요양원 - 2

대빈창 2026. 1. 20. 07:30

 

새해 첫 어머니 면회길에 나섰다. 날이 흐렸는지 사위가 온통 어둠에 잠겼다. 7시 30분 주문도 느리항 삼보12호 1항차에 승선했다. 화도 선수항까지 대략 1시간 20여분이 소요되었다. 꽈배기 가게에 들렀다. 읍내 도서관에서 책을 반납하고 새로 다섯 권을 빌렸다. 위 이미지는 〈강화꽃동네노인요양원〉 진입로에서 잡은 전경이다.

성모마리아상과 그 앞 무릎 꿇고 기도하는 브론즈 소년상이 정면 언덕길에 마주 보였다. 종탑 위 십자가 건물은 〈헬레나성당〉, 오른쪽 건물을 〈교황프란치스코센터〉 그리고 왼쪽건물이 요양원이었다. 면회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사무실에 전화를 걸고 실내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가 4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워커를 끌고 내려오신 어머니를 모시고 면회실로 들어섰다.

어머니가 요양원에 입소한 지, 두 달이 되었다. 목욕을 했는지 어머니 얼굴이 뽀얗다. 당신은 집에 계실 적에 막내아들이 목욕을 도와주는 것을 극구 말렸다. 여자로서의 부끄러움인지, 거동이 불편한 속사정인지 나는 헤아릴 수가 없었다. 섬에서의 이발은 뒷집 형수께서 두 달에 한번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요양원에서는 사흘에 한 번 목욕, 한 달에 한번 이발을 했다. 어머니가 말했다.

 

“다들 나를 위해주는구나”

 

어머니의 파킨슨 증상은 단기치매가 심했다. 어릴 적 추억을 남들에게 곧잘 말하면서, 바로 5분전에 한 일을 기억 못했다. 지난주 작은형은 뒷집 형수와 어머니 면회를 다녀왔다. 나는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당신이 누구와 면회를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인지능력이 많이 떨어졌다. 형수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를 바꾸어드렸다. 나의 기우였다. 어머니는 형수의 목소리를 바로 알아 들었고, 병원에 입원한다는 소리에 마음아파 했다. 

어머니의 기억회로에 막내아들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다. 끼니때마다 전화를 주셨다. 구순이 넘으셔서 처음 만지는 핸드폰이 당신에게 절벽이었다. 곧잘 통화를 하시다가도 나의 목소리가 안들린다고 했다. 어머니의 청각이 많이 나빠졌다. 방법이 없었다. 나는 생활실의 요양보호사께 도움을 청했다. 초심에서 변치 말아야겠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당신은 날도 추운데 두 달에 한 번씩 면회를 오라고 하지만 나 자신이 어머니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자기합리화. 기온이 내려가며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신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82년도에 지은 슬라브 벽돌집은 단열이 전혀 되지 않아 우풍이 심했다. 심야전기보일러가 설치된 온돌방의 온기가 침대까지 미치지 못했다. 어머니는 요양원의 침상이 더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어머니께 전화를 넣었다. 핸드폰 건전지가 방전되었다. 요양보호사께 도움을 청했다. ‘충전해야 겠어요’. 시간이 흘렀고 나는 다시 전화를 넣었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은 모든 사물에 인성人性을 부여했다.

 

“이거 밥이 떨어졌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