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壬寅年 김장을 마친 텃밭이다. 어머니가 퇴원하시고 올 마지막 농사는 김장 담그기와 마늘・양파 파종만 남았다. 다행스럽게 어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운신할 수 있는 기력을 회복하셨다. 이제부터 살림살이는 온전히 나의 몫이 되었다. 작은 형은 공장 사정으로 시간을 낼 수 없어 주말의 김장 날짜를 확정짓지 못해 불안해했다. 나는 우리끼리 김장을 하자고 용기를 내었다. 지난 주말은 온 섬의 집집마다 김장을 담그느라 자식들이 고향을 찾았다. 나는 김장 준비로 삼일을 잡았다. 왕초보의 막무가내 김장담그기 도전이었다. 어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이것저것 천둥벌거숭이 막내아들을 이끌었다. 우선 쪽파 반 두둑을 뽑고, 짠지를 담갔다. 올해 배추가 보잘 것 없는 반면 무 농사는 섬에 정착한 이래 가장 대풍이었다. 어머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