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의 작은 섬 주문도 일출 시각, 10분전 살꾸지항에 도착했다. 기온은 0℃다. 물때는 11물로 만조가 가까워오고 있었다. 임인년壬寅年에 살꾸지항에서 처음 해돋이를 맞았다. 계묘년癸卯年은 큰 형의 죽음으로 객선에서 마니산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았다. 날씨가 흐리겠다는 일기예보가 떴다. 선창에 사람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홀로 해맞이를 했다. 이미지는 일출시각, 7시 50분이다. 하늘을 온통 덮었던 검은 구름이 흩어지고 있었다. 수평선 위로 탁한 기운이 두껍게 쌓였다. 바다는 잔잔했다. 살꾸지가 화살촉처럼 뻗어나갔고, 물방울처럼 한 점 떨어진 돌섬은 정수리만 남기고 물에 잠겨 들어갔다. 수시도 옆 등대가 아스라이 보였다. 검은 구름의 흩어지는 속도가 빨라지더니 틈새로 주황 기운이 얼비쳤다. 여객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