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 채린엄마는 전북익산 여산교회로 자리를 옮겼다. 마치 선녀가 자식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갔듯이, 홀로 남겨진 소선생은 나뭇꾼처럼 관사생활을 시작했다. 주말이면 소선생은 어김없이 열차라는 동아줄을 타고 자신의 하늘인 전북 익산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소선생을 통해 들은 바로는 여전히 채린은 거기서도 요란한 웃음소리로 분위기를 왁자지껄하게 만들기는 매한가지였다. 경건하고 엄숙해야 할 교회 분위기를 이끄는 제 어미를 가끔 난처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동생 예린은 어미닭 품을 벗어난 병아리의 호기심으로 언니를 따라 바깥세상에 맛을 들여 연일 세탁기를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게 했다. 나는 녀석들의 독특한 표정을 떠올리며 열차에 올랐다. 4호차 특실로서 좌석번호는 3번으로 창쪽이었다. 말하자면 열차의 진행방향으로 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