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처지에 있는지 모르는 고라니의 멍청한 짓은 쓸개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는 우스개로 들었는데 그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말, 노루, 고라니 등 풀만 먹는 초식동물은 담낭(膽囊)이 없습니다. - 2012년 7월 초에 올린 글의 마지막입니다. 엊그제가 입동이었습니다. 해가 떨어지기 전 서둘러 저녁산책에 나섰습니다. 이미지는 다랑구지 들녘을 지나 대빈창 해변의 초입입니다. 해안을 따라 가늘고 기다랗게 방풍림이 조성되었습니다. 숲 바닥은 조금만 파도 모래가 나옵니다. 오랜 세월 바닷바람을 타고 모래가 사구를 형성했습니다. 35여 년 전 가난했던 시절. 한 뼘의 논이라도 늘릴 심산으로 제방을 쌓고, 해송을 심어 바람을 막았습니다.숲에서 새끼 고라니가 해변 가는 길 위로 먼저 튀어 나왔습니다. 녀석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