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날 전 읍내 일을 마치고 화도 선수항 배터로 차를 몰았다. 2항차 오후 1시에 출항하는 삼보6호에 승선할 생각이었다. 시간은 넉넉했다. 영재 이건창 묘소에 들를까. 장곶돈대 언덕배기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시집을 펼칠까. 그렇다. 계룡鷄龍돈대墩臺가 있었다. 나는 외포항을 향해 급하게 핸들을 꺾었다. 외포항에서 고개를 올라 삼암돈대와 석모대교로터리를 지나 고개를 내려서면 황청포구였다. 포구를 지나면 드넓은 망월 벌판이 펼쳐졌다. 강화나들길 16코스 〈서해황금들녘길〉 구간이었다.시골마을 고샅을 빠져나가자 황금들녘에 벼베기가 한창이었다. 일찍 벼를 벤 필지마다 ‘볏짚 원형 곤초 사일리지’가 거대한 공룡알처럼 나뒹굴고 있었다. 인천광역시기념물 제22호 계룡돈대는 광활한 벌판 끝자락 바닷가의 낮은 구릉에 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