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고인돌에서 고려저수지를 지나 적석사로 향하는 길 양안에 포도원이 한뼘 건너 나타났다. 간이천막을 두른 노점 가판대가 지나치는 길손을 유혹한다. 강화포도는 송이알이 단단하고 맛이 달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상품으로 내놓은 포도송이를 손질하는 농부들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웠다. IMF 한파로 역사의 고장 강화도를 찾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줄었고, 며칠전 낙뢰를 동반한 밤중 폭우로 열과현상이 일어나 그만큼 잔손질이 필요했다. 적석사는 고려산의 줄기인 낙조봉 기슭에 터를 잡았다. 낙조봉 정상에서 일몰을 바라보는 ‘적석낙조’는 강화팔경중 하나다. 오련사중 홍련사가 이름이 바뀌어 지금의 적석사라고 한다. 지난여름 폭우로 절로 향하는 산길은 고랑이 심하게 패였고, 날카로운 잡석들이 널려 있었다. 절 입구는 일주문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