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순이가 다섯 배 새끼를 낳은 지 열흘이 되었습니다. 다른 때보다 배가 많이 불렀습니다. 노순이는 뒷집 형이 창고 바닥에서 한턱 높게 골판지 박스로 마련한 분만실을 본체만체 하였습니다. 녀석은 분만 장소로 우리 집을 점찍어 두었습니다. 우리 집은 미닫이 출입문을 밀면 작은 현관을 지나 마루로 올라서게 됩니다. 마루와 바람벽 통유리 사이의 길쭉한 공간이 아파트 베란다 역할을 합니다. 노순이는 잡동사니가 쌓인 베란다 안쪽의 틈새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이틀동안 좁은 틈새에 웅크리고 앉아 자기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안했습니다. 어머니의 꾸중을 듣고, 지팡이에 억지로 끌려 나왔습니다. 배가 부른 채 미적거리는 걸음으로 자기집으로 향하는 노순이가 안쓰러웠습니다. 몸이 불편한 어머니가 노순이의 해산 뒷바라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