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마술 2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

책이름 :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지은이 : 최종천펴낸곳 : 창비 삼풍백화점이 주저앉았을 때 / 어떤 사람 하나는 / 종이를 먹으며 배고픔을 견디었다고 했다 / 만에 하나 그가 / 예술에 매혹되어 있었다면 / 그리고 그에게 한권의 시집이 있었다면 / 그는 죽었을 것이다 / 그는 끝까지 시집 종이를 먹지 않았을 것이다 / 시의 의미를 되새김질하면서 / 서서히 미라가 되었을 것이다 / 그 자신 하나의 상징물이 되었을 것이다 「상징은 배고프다」(45쪽)의 전문이다. 그렇다. 이 詩였다. 아니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나는 이 詩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가 실린 시집은 온라인 서적에서 품절이었다. 그 시절, 나는 현장노동자가 펴낸 시집들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았다. 할 수 없이 신간시집을 손에 넣었다. 『고양이의 마술』..

고양이의 마술

책이름 : 고양이의 마술지은이 : 최종천펴낸곳 : 실천문학사 공장장만 빼고는 일하는 사람 모두 장가를 못 간 / 노총각들이어서 그런지 고양이 사랑이 엄청 크다. / 자본주의가 결혼하라고 할 때까지 / 부지런히 돈을 모으는 상중이가 당번이다. / 밥을 주면 수컷이 양보한다. / 공장장은 한때 사업을 하다 안되어 / 이혼을 했다고 하지만, / 내가 보기엔 자본주의가 헤어지라고 하여 / 헤어진 것이 틀림없다. 표제작 ‘고양이의 마술’(14 ~ 15쪽)의 부분이다. 시인 최종천은 ‘진짜 노동자’다. 1954년생인 시인은 중학을 마치고 상경하여 밑바닥 룸펜 노동자로 일찌감치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스무살 무렵 시작한 용접공을 30년째 지금껏 일하고 있다. 1986년 ‘세계의 문학’, 1988년 ‘현대시학’으로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