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소를 웃긴 꽃지은이 : 윤희상펴낸곳 : 문학동네 나주 들판에서 / 정말 소가 웃더라니까 / 꽃이 소를 웃긴 것이지 / 풀을 뜯는 / 소의 발 밑에서 / 마침 꽃이 핀 거야 / 소는 간지러웠던 것이지 / 그것만이 아니라, / 피는 꽃이 소를 살짝 들어올린 거야 / 그래서, / 소가 꽃 위에 잠깐 뜬 셈이지 / 하마터면, / 소가 중심을 잃고 / 쓰러질 뻔한 거지 표제시 「소를 웃긴 꽃」(36쪽)의 전문이다. 간혹 눈에 밟힌 詩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기어이 시집을 손에 넣고야 말았다. 시인의 고향은 전남 나주 영산포였다. 나주 들판에서 풀을 뜯는 소의 발굽아래 마침 꽃이 피었다. 꽃의 생명력은 소의 무게가 짓누르는 중력을 이겨냈다. 나는 시인의 과장 섞인 표현이 아닌 생명력의 강인함으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