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지금 장미를 따라 지은이 : 문정희 펴낸곳 : 민음사 나의 詩에 대한 편식이 이토록 지독한 줄 새삼 알았다. 책장에 삼백 여권의 시집이 자리 잡았지만 여성 시인들의 시집은 오십 여 권이 채 되지 않았다. 그것도 맛보기로 즉흥적으로 손에 넣었던 시집들이었다.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집은 네다섯 권씩 어깨를 겨누었지만 모두 남자 시인뿐이다. 두 권 이상의 시인은 손세실리아, 김민정, 조용미 단 세 사람이었다. 대중철학자 강신주의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에 호출된 「유방」을 읽고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시인은 한국 여성시의 역사이며 한국시의 역사였다. 여성주의와 생명의식, 실존적 자아의식과 독창적 표현으로 한국 시사의 주요한 위치를 점한 문제적 시인으로 평가받았다. 시인은 1969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