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나무 숲길을 따라 피안에서 속계로 나왔다. 명징한 대기의 내소사 풍경은 투명한 유리상자 안의 진귀한 보물 같았다. 부석사, 대둔사가 불교적 장엄과 화려함을 자랑한다면 내소사는 찾는이에게 부담을 주지않는 정겨움이 숨어 있었다. 마음의 준비없이 고향의 부담없는 친구를 찾아가는 발걸음으로 내소사를 들러볼 일이다. 설화적 파랑새와 현실적 파랑새 그리고 역사적 파랑새를 찾아가는 것이 이번 답사의 여정이었다. 내소사 일주문앞 공터의 부안행 시내버스가 발차를 알리는 경적소리를 울렸다. 내소사로 들어올 때 우려했던 바와 달리 곰소나 부안으로 빠지는 시내버스가 수시로 있었다. 한겨울의 찬 대기속의 풍경은 투명했다. 내소사는 능가산의 품 안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았다. 서녁으로 기울기 시작한 햇살이 차창으로 금빛새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