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어느 별의 지옥지은이 : 김혜순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그곳, 불이 환한 / 그림자조차 데리고 들어갈 수 없는 / 눈을 감고 있어도 환한 / 잠 속에서도 제 두개골 펄떡거리는 것이 / 보이는, 환한 / 그곳, 세계 제일의 창작소 / 끝없이 에피소드들이 한 두릅 썩은 조기처럼 / 엮어져 대못에 걸리는 / 그곳, / 두 뺨에 두 눈에 두 허벅지에 / 마구 떨어지는 말 발길처럼 / 스토리와 테마 들이 만들어져 떨어지는 / 그곳, / 밖에선 모두 칠흑처럼 불 끄고 숨죽였는데 / 나만 홀로 / 불 켠 조금만 상자처럼 / 환한 / 그곳, 첫 시 「그곳 1」(13쪽)의 전문이다. 시집은 「그곳」 연작시 여섯 편으로 시작되었다. 몇 년 묵혔다가 시집에 실린 「그곳」 연작시는 모두 일곱 편이었다. 두 번째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