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 지은이 : 김진송 펴낸곳 : 현문서가 "설계도를 보고 똑같이 쇠를 깎아 주형을 뜨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걸 어렵다고 엄살 부리면 못 쓰는 거야." 머리가 허옇게 센 기술 선생이 말했다. 선생은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았는데 평교사였다. 그러기에 오래된 그 일이 아직 기억에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고등학교 기술시간이었다. 트레이싱 페이퍼에 나는 원을 그리고 있었다. 연필을 떼지 않고 한번에 동그란 원을 완성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 정규수업이 끝나면 미술부로 달려가 매일 데생을 한다는 화가 지망생으로 내세울 일은 아닌 모양새였다. 단순할 것 같은데 쉽지가 않았다. 선생은 그럴듯한 원을 그리기 위해 지우개를 덴 위치를 귀신이 곡할 만큼 정확히 잡아냈다. 김진송은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