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부슬비가 줄금거리더니 바람결에 가을냄새가 묻어났다. 한낮은 물기없는 햇살이 피부를 찌르지만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완연하다. 답사첫날 읍내에서 필름을 구입하고 나는 자연스럽게 석모도로 향했다. 돌캐의 할아버지 묘소부터 참배하고 답사를 시작하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았다. 강화읍에서 301번 도로를 타고 20여분쯤 달리면 외포리 선착장에 닿는다. 나는 농협 연쇄점에서 소주와 종이컵, 북어포를 구입하고 차량대기소로 들어섰다. 평일에는 30분 간격으로, 주말과 휴일은 보문사를 찾는 외래인들을 실어 나르기위해 삼보해운 카페리호는 수시로 운행된다. 10여분쯤 물살을 가르면 금방 삼산면 석포리 선착장에 닿아 어이가 없기도하다. 그것은 배에 차를 싣고 내리느라 근 30여분이 소요되는데서 오는 허탈감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