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포대로 향하는 숲속 오솔길을 걷는데 바다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물살이 좁은 해협을 빠져나가면서 울부짖는 소리가 마치 신미양요 때 조선군의 포격에 아우성치는 미해군의 비명처럼 들렸다.강화도는 지형을 따라 쌓은 성이 동북에서 동남까지 16km에 이르렀는데, 그중 9개의 포대중 이곳 남장포대가 강화 제일의 포대였다. 그것은 자연적인 지형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적의 눈에 뜨이지 않은 천연의 요새였기 때문이다. 나는 덕진돈대를 찾아 바닷가 언덕에 세워진 향토유적 제9호인 경고비(警告碑)앞에 섰다. 이 비는 외국 선박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조선 고종 4년(1867)에 대원군의 명에 의해 세워졌다. 비는 장대석 지대위에 기단을 만들고 높이 147cm, 폭 53cm, 두께 28cm의 대리석 비신을 세웠다. 전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