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2

내가 사랑하는 사람

책이름 : 내가 사랑하는 사람지은이 : 정호승펴낸곳 : 비채 3주 만의 강화도 발걸음이었다. 대여도서 반납기한의 마감일이다. 신생 도서관 《지혜의숲》부터 들렀다. 한 번 발걸음을 할 때마다 두 군데의 도서관에서 여덟․아홉 권의 책을 빌렸다. 대여도서 목록에 항상 한두 권의 시집이 올라있었다. 표지그림 시인의 컷이 트레이드마크인 시선을 염두에 두었다. 그새 누군가의 손을 탔다. 시집 코너에서 발길을 돌리는데 낯익은 표제가 눈에 띄었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한국의 대표적인 서정시인 정호승(鄭浩承, 1950- )의 시력詩歷 50주년을 기념하는 시선집이었다. 시인은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첨성대〉로 문단에 나왔다. 그동안 펴낸 『슬픔이 기쁨에게』(1979), 『서울의 예수』(1982), 『새벽편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

책이름 : 내가 사랑하는 사람 지은이 : 정호승 펴낸곳 : 열림원 1 예수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한강에 앉아 있다. 강변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예수가 젖은 옷을 말리고 있다. 들풀들이 날마다 날아와 인간의 칼에 찔려 쓰러지고 풀의 꽃과 같은 인간의 꽃 한 송이 피었다 지는데, 인간이 아름다워지는 것을 보기 위하여, 예수가 겨울비에 젖으며 서대문 구치소 담벼락에 기대어 울고 있다. 「서울의 예수 」(40 ~ 42쪽)의 1연이다. 나에게 시인 정호승하면 떠오르는 시다. 초기 시편들에 등장하는 구두닦이, 신문팔이 소년, 혼혈아, 맹인, 미친년, 노숙자, 서울역 시골 소녀 등. 개발독재 시대 천민자본주의의 소외된 가난하고 약하고 불쌍한 사회적 약자들의 슬픔에 나의 젊음은 분노어린 눈물을 보였다. 그때 시인은 자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