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 지은이 : 최준식 펴낸곳 : 김영사 20여년 저쪽의 세월이었다. 언덕아래 죽마고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는 낮까지 텃밭에서 일을 하고 잠자리에 누운 채 조용히 이승을 하직했다. 기일이 돌아왔다. 친구 어머니가 남의 집 품앗이를 하고 돌아와 저녁을 자시고 이부자리에서 밤사이 눈을 감으셨다. 양친어른은 일 년을 사이에 두고 사이좋게 잠을 자다가 돌아가셨다. 마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어쩜, 저렇게 자식들이 복이 많을까.” 대부분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를 매단 채 시난고난 앓다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실물나게 보아온 이들은 평온한 죽음을 부러워했다. 세간에는 죽음과 관련해 ‘9988234’라는 숫자가 유행하고 있었다.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