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열두 발자국 지은이 : 정재승 펴낸곳 : 어크로스 나는 TV를 백안시한다. 저녁 밥상머리에서 어머니가 켜놓은 TV를 곁눈질로 보거나, 남의 집을 방문했을 때, 만남의 장소에서, 사람 주변에서 존재를 드러내는 녀석에게 어쩔 수없이 시선이 닿았다. 그렇다. 나는 책이 아닌 거기서 저자를 처음 보았을 것이다. 국내여행을 하면서 박학다식한 출연진들이 끝없이 수다를 쏟아내는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이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과 소설가 김영하는 낯익었다. 하지만 내게 뇌과학자인 KIST 교수 정재승은 낯설었다. 더군다나 출판사 《어크로스》도 낯설기는 마찬가지였다. 시의적절한 인문 교양서로 독자에게 어필하는 소규모 출판사였다. 뇌과학자는 탁월한 대중강연가였다. 손에 들지 않았지만 낯익은 2001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