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당부 지은이 : 신경현 펴낸곳 : 한티재 오래된 어머니의 일기는 / 몇 번을 읽어보려 해도 / 자주 눈앞이 흐려진다 / 받침 빠진 글자들 사이로 / 툭하고 떨어진 눈물이 / 아직까지 맺혀 있고 / 달라붙은 가난을 등짐처럼 지고 가는 / 구부정한 어깨가 / 욱신거리며 내 속으로 들어온다 / 꾹꾹 눌러 쓴 어머니의 주름이 / 누렇게 색이 바랜 채 / 가라앉아 있는 밤, / 나는 / 읽을 수 없는 어머니의 말들을 / 눈뜬 봉사처럼 /들여다보고만 있다 「읽을 수 없는 말들」(42쪽)의 전문이다. 3부에 나뉘어 50편이 실렸는데, 망막에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던 시였다. 어머니는 글을 모르신다. 팔십 평생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나는 왜 어머니에게 글을 깨쳐드릴 생각을 못 했을까. 뼈저린 후회가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