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지도에 없는 집지은이 : 곽효환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시집은 분명 ‘문학과지성 시인선’이었다. 겉표지 이미지가 시인의 컷 이었기 때문이다. 18년이나 지난 그 일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90년대 중반 경기 수원의 어느 교육원. 나는 동기 40여명과 함께 4주 합숙으로 신규자 실무 교육을 받고 있었다. 공장노동자 생활을 하다 다리가 부러져, 현장을 포기하고 치른 공채시험에 운 좋게 합격한 내게 교육은 시시껄렁하기 짝이 없었다. 신입의 기합 든 목청껏 내지르는 고함과 번득이는 살아있는 눈빛은커녕 어떡하면 시간을 때울까 요령을 피우던 나는 연신 하품만 토해내고 있었다. 그래도 학부시절 들은 풍월이라도 있었던가. 대학교수 시인의 강의 시간에 게슴츠레하던 나의 눈길은 강단을 향하고 있었다. 그때 강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