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너는 잘못 날아왔다 지은이 : 김성규 펴낸곳 : 창비 가슴을 풀어헤친 여인, / 젖꼭지를 물고 있는 간난아이, / 온몸이 흉터로 덮인 사내 / 동굴에서 세 구(具)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 입에서 기어다니는 구더기처럼 / 신문 하단에 조그맣게 실린 기사가 / 눈에서 떨어지지 않는 새벽 / 지금도 발굴을 기다리는 유적들 / 독산동 반지하동굴에는 인간들이 살고 있었다 2004년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작인 「독산동 반지하동굴 유적지」(22 ~ 23쪽)의 1․3연이다. 15여 년전 그 시절, 나는 새해 벽두 중앙지의 신춘문예 시 당선작들을 온라인을 통해 일별하는 가벼운 재미에 빠져 있었다. 죽은 여인의 젖꼭지를 문 죽은 아이, 그리고 온몸이 흉터인 죽은 사내. 가난한 자는 죽을 자유 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