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3. 나의 블로그 〈daebinchang〉의 개설일이다. 책 리뷰가 800개, 소소한 일상을 다룬 글 200개, 답사기가 100개를 넘겨 전체 글이 1,200개를 앞두고 있다. Daum 블로그에서 압도적인 분야가 ‘맛집’에 대한 식후 소감이다. 나의 블로그에 전무한 분야다. 오늘 첫 발자국을 띄게 되었다. 서해의 작은 외딴섬에 삶터를 꾸린 얼치기 생태주의자에게 오늘 글은 유일한 맛집 기행이 될 가능성이 크다.농부시인 고재종의 시집 『쪽빛 문장』을 잡고, 학창시절 학술답사로 들른 시골 5일장에서 맛본 돼지국밥을 떠올렸다. “일제 잔재의 적산가옥이 일렬로 늘어선 시장통 입구에 국밥집이 있었다. 가마솥에서 돼지 내장이 익어가며 물큰내를 풍기고, 김이 자욱한 솥안을 아주머니가 바가지로 휘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