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마징가 계보학 지은이 : 권혁웅 펴낸곳 : 창비 21C는 문학에 있어 위기의 시대라고 스스로 문단 내부에서 진단했다. 그것은 문학이 점점 어려워져 대중이 떨어져 나가면서, 영화나 영상매체에 자리를 내주었다는 문학 내부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권혁웅의 두번째 시집인 이 책은 그러한 현상을 비웃는 것 같다. 마치 80년대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독자의 뇌리에 펼쳐진다. 쥐오줌내 지리는 동시 상영관의 비 내리는 스크린 화면으로 옛 기억을 들추어낸다. 그것은 시인 세대의 성장코드인 '만화'와 '성'(姓)을 매개로 지난 삶의 기억을 계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분명 어린이와 젊은 시절의 한때를 달동네에서 살았다. 시에 등장하는 지명으로 보아 '삼선교' 부근의 가난한 동네다. 솜을 트는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