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지속되던 지루한 장마가 끝났다. 33℃가 웃도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열대야로 기분 좋은 숙면은 물 건너갔다. 매스컴은 아우성을 질러댔다. 역사 이래 가장 무더운 7월이었다고. 절기는 열세 번째 입추立秋를 향하고 있었다. 김장용 무·배추를 심는 시기다.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처럼 김매기도 끝나가고 시골은 모처럼 한가해 질 때다. 위 이미지의 텃밭은 한 눈에 봐도 흐트러졌다. 작년 초겨울로 들어서면서 어머니가 부쩍 보행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급한 마음에 대학병원 응급실로 두 번 직행했다. MRI 촬영을 했으나 뼈와 근육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어쩔 수 없이 어머니와 섬으로 돌아왔다. 궁여지책으로 신경과 진찰을 예약했다. 텃밭으로 내려서는 계단이 어머니에게 벼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