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질문 있습니다 지은이 : 김현 펴낸곳 : 서랍의날씨 시인의 첫 시집 『글로리홀』(문학과지성사, 2014)은 내게 꽤나 낯설고 불편했다. 퀴어, 섹스, 정치, SF, 문학, 음악, 영화……. 온갖 은유로 뒤범벅된 시편을 읽어나가기에 나는 너무 단순한지 몰랐다. 255쪽에 달하는 부피의 시집. 이렇게 두터워도 되는지 의아해하며 낯선 시인의 첫 시집을 호기심으로 가트에 넣었다. 두 번째 시집 『입술을 열면』(창비, 2018)과 산문집 『질문 있습니다』(서랍의날씨, 2018)가 비슷한 시기에 나왔다. 산문집을 펴낸 출판사가 낯설었다. 잠시 시인 이정록의 산문집 『시인의 서랍』(한겨레출판, 2012)를 떠올렸다.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가부장제 한국사회에서 계급적·성적 이중 억압에 신음하던 한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