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아무도 하지 못한 말 지은이 : 최영미 펴낸곳 : 해냄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책장을 훑어보았다. 유럽 도시를 여행하며 만난 미술사적 거장들과의 대화로 부제가 ‘최영미의 유럽일기’인 『시대의 우울』(창작과비평사, 1997), '시인 최영미의 서양미술사 읽기' 『화가의 우연한 시선』(돌베개, 2002), 1980년대의 암울했던 현실을 도발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던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창작과비평사, 1994) 세 권의 책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세 권 모두 초판이었다. 시인의 책을 잡은 지 20 - 25여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동안 시인은 시집, 산문집, 소설을 꾸준히 발표했으나 나는 저만큼 멀리 떨어져있었다. 시인이 다시 나의 뇌리에 접속된 계기는 문단의 성폭력을 고발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