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물고기도 낳지 못할 바에는 / 불을 피우지 그래 / 무더운 날은 / 활활 타오르는 가슴이라도 후벼파야지 / 들춰진 치맛자락에서 / 서투른 방생을 보았지 / 이젠 갈라진 혓바닥으로 무슨 말을 하나 / 비야, 제발 부탁인데 / 치욕 그만 덮어줄 수 없겠니 김희업의 「마른 연못」(시집 『칼 회고전』中에서)의 전문입니다. 볼음도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포클레인의 무한궤도 자국이 선명합니다. 80년도에 축조된 저수지는 35년 만에 처음으로 ‘어떤 물고기도 낳지’ 못하는 치욕적인 상황을 맞았습니다. 해를 이은 지독한 200년 만의 가뭄에 10만평 넓이의 저수지가 온전히 땅바닥을 보였습니다. 바다에 제방을 쌓아 축조한 저수지는 당연히 마을보다 바다 방향으로 갈수록 깊었습니다. 이미지에서 제방 가까이 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