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배꼽 지은이 : 문인수 펴낸곳 : 창비 절경은 시가 되지 않는다. / 사람의 냄새가 배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 사람이야말로 절경이다. 그래, / 절경만이 우선 시가 된다. / 시, 혹은 시를 쓴다는 것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결국 / 사람 구경일 것이다. ‖시인의 말‖의 1연이다. 시인의 ‘사람’은, 문학평론가 김양헌은 해설 「실존의 배꼽을 어루만지다」에서, ‘꼭지는 우리의 부모나 조부모가 맞닥뜨렸던 혹독한 삶의 실상을 되살려 낸 존재’(106쪽)라고 명명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갑남을녀나 장삼이사보다 더한 현실의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맞고만 있는 존재라고 나는 생각했다. 고갯길 올라가는 독거노인 / 갯벌 조개잡이 할머니 / 미장이 사내 / 경운기 모는 영감 농부 / 횡단보도 무단횡단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