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옹진군, 자ㆍ연ㆍ품ㆍ은 옹진자연 〛 띠지의 글씨다. 스티로폼 박스 뚜껑이 세찬 바닷바람에 날려 제방 축대를 날아올라 해송 숲 솔가리에 얹혔다. 매직으로 쓴 글자는, ― 덕적 으름실 박찬기 ― 스티로폼 박스의 주인은 덕적도 박찬기 어부일 것이다. 나는 ‘으름실’을 자연부락 이름으로 유추했다. 으름덩굴이 우거진 골짜기가 바다로 이어진 어촌마을이었을까. 아니면 어선 이름이 ‘으름실’일지도 모르겠다. 조업 중이던 배에서 스티로폼 박스가 바다로 떨어졌다. 그날 유달리 파도가 높았을 것이다. 물결에 떠밀리다가 박스와 뚜껑은 분리되었다. 뚜껑은 물결 따라 흐르다 주문도 대빈창 해변에 닿았고, 저녁 산책나선 나의 눈길에 띄었다.스티로폼 박스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꽃게, 밴댕이, 병어··· 아니면 복다림으로 이름 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