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신약성서
지은이 : 바트 어만
옮긴이 : 오세원
펴낸곳 : 서커스
4-5년전 나는 출판사 〈갈라파고스〉에서 출간된 미국의 성서학자·초기 그리스도교 역사학자 바트 어만(Bart. D. Ehrman, 1955 - )의 책 네 권을 연이어 잡았다. 그리고 반년 전 묵은 책, 『예수 왜곡의 역사』, 『성경 왜곡의 역사』를 군립도서관에서 대여했다. 오랜만에 신간 『신약성서』가 〈서커스〉에서 나왔다. 『예수라는 사나이』가 인상적이었던 신생출판사였다. 마지막 책장을 덮자, 『신약성서』는 『예수 왜곡의 역사』와 『성경 왜곡의 역사』의 합본 개정증보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600여 쪽의 분량이지만 성경처럼 활자가 인쇄되어 마지막 책장을 덮기까지 온전히 사흘이 흘러갔다.
21세기는 탈종교의 시대다. 하지만 미국에서만 성서는 한 해에 2,500만부가 판매된다고 한다. 신약성서는 서양의 종교, 역사, 이데올로기, 세계관의 핵심을 이루는 단 하나의 텍스트였다. 바트 어만의 『신약성서―초기 그리스도교 문헌 역사 서설』은 예수 사후 350년 후에 신약성서로 자리 잡은 27권의 책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서였다. 신약성서는 그리스어로 15-16명의 저자들이 쓴 스물일곱 편의 책이 수록되었고, 이들은 50년에서 120년 사이에 개인들이 또는 공동체에 의해 집필되었다.
27권의 신약 정경 목록을 선언한 사람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영향력 있는 감독 아타나시우스Athanasius. 신약성서 사본이 원래 쓰인 그리스어는 물론 다른 많은 언어들(라틴어, 시리아어, 콥트어)로 된 작은 조각에서 신약성서 전체의 완전한 사본에 이르기까지 5,700여개. 신약에 있는 단어들의 총 개수보다 더 많은 차이가 나는 원고들. 소문자와 대문자의 구별, 구두점, 문단과 문자의 구분이 없었던, 단어들을 구분하는데 사용되는 공백이 존재하지 않은 고대 그리스어.
예수에 대한 첫 번째 서면 기록(복음서)의 작성 시기는 그의 사후 35년에서 65년 후로 추정. 마르코 복음은 60년대 중반에서 70년대 초 사이에 쓰인 최초의 복음서. 마태오·루카 복음은 85년쯤 후에, 요한복음은 90년 또는 95년 후에 저술. 복음서들은 문서와 구술 자료 모두의 전승을 이어받은 것으로 보이며 이 자료들은 지중해 전역의 그리스도교 공동체 사이에서 수년, 심지어 수십 년 동안 전해져온 전승들에서 유래. 네 개의 복음서는 모두 팔레스티나 밖에 사는, 익명의 고등 교육을 받은 저자들에 의해 그리스어로 쓰인 책. 유포된 지 100년이 지난 후 두 명의 제자와 가장 중요한 사도, 동료가 저자들로 알려졌고 오늘날까지 당시 이름들을 계속 유지.
초기 그리스도교 복음서들은 고대에 쓰인 예수의 종교적 전기, 마르코의 복음서는 예수의 생애에 대한 가장 짧은 오래된 기록. ‘메시아’라는 용어는 히브리 단어로 ‘기름 부음 받은 자’라는 의미, 그리스어로 ‘크리스토스christos'에 해당되는 말. 마태오·마르코·루카의 복음서는 너무 많은 공통적인 이야기들을 가져 함께 볼 수 있다는 의미로 공관共觀 복음서.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익명의 유대인 지도자였던 마태오가 예수가 사실은 모세처럼 하느님의 율법을 백성에게 전해 준 유대인의 메시아임을 알리기 위해 쓴 복음서.
교육을 받은 그리스도교인 루카는 예수의 삶과 이후에 나타난 그리스도교 교회가 모범적이며, 예수와 그의 추종자들 모두가 국가로부터 더 나는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쓴 복음서와 사도행전. 그리스도교 창시자의 전기 루카 복음서와 초기 그리스도교 운동의 보편사 사도행전의 저자 루카. 예수를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는 1세기의 저술가들, 이교도 작가들의 모든 문서. 역사적 자료로 활용될 수 없는, 신자들이 다른 신자들의 신앙을 고취하기 위해 제작한 복음서(종교문서).
예수는 역사의 과정에 하느님이 개입해서 악의 세력을 전복시키고 선한 왕국을 이끌어 오기를 기대한 사람, 유대인 종말론자로 보는 것이 가장 정확. 로마 총독 폰티우스 필라투스가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명령, 죽음 이후 추종자들은 그리스도교 공동체 설립. 루카의 사도행전은 바올로에 의해 그리스도교 복음이 전파되는 모습을 스케치. 1세기부터 지금까지 바올로는 예수를 제외한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신약성서의 스물일곱 권의 책 중에서 열세 권이 바올로가 쓴 것. 절반 이상인 열다섯 권이 바올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
바올로의 테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내는 첫째 편지는 서기 49년 예수가 죽고 나서 약 20년 후에 작성된 신약성서 중 가장 오래된 책. 그리스도교 사상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바올로의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 바올로가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도시 로마의 교회 회중에게 쓴 편지. 바올로의 권위를 인정하는 교회 내의 알려지지 않은 저자가 바올로의 사후 약 30-40년경에, 그의 시대에 절박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바올로의 이름으로 글을 쓴 목회서신.
바르나바의 편지는 130년 전후 알렉산드리아에서 쓰였다는 추측이 가장 합리적. 그리스도교 바르나바는 그의 시대 로마 제국 내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들어보지도 못한 극소수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주변 종파의 대변인. 19세기말 콘스탄티노플의 수도원 도서관에서 발견되기 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 내에서의 삶을 쓴 다다케. 세상의 종말에 일어날 대격변을 생생하면서도 매우 상징적인 용어로 묘사한 요한묵시록. 1세기 말엽에 살았던 예언자prophet는 장엄하고 경외심을 일으키는 세상의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쓴 그리스도교 선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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