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번역가·신화학자 이윤기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8년이 되었습니다. 선생이 독자들에게 마지막 선물한 신화 이야기는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 입니다. 금양모피(金羊毛皮) - 황금 빛 양의 털가죽을 찾아 떠난 이아손 일행의 모험을 그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가 유작이었습니다. 원정대가 금양모피가 있는 콜키스에 닿기 위해서는 ‘적대의 바다’ 흑해를 건너야 합니다. 가장 큰 난관인 ‘쉼플레가데스’를 뚫고 지나가야만 합니다. 여기서 쉼플레가데스는 ‘충돌하는 두 개의 바위섬’을 말합니다. 한 인생의 항해에서 누구나 파랑을 만나고, 암초에 부딪히는 위기를 몇 번 마주쳐야 합니다. 나의 흑해와 쉼플레가데스는 무엇이었을까. 10년 전 홀어머니를 모시고 서해의 작은 외딴 섬 주문도에 삶터를 꾸렸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