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름 : 천년의 바람 지은이 : 박재삼 펴낸곳 : 민음사 천 년 전에 하던 장난을/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아, 보아라 보아라/아직도 천 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사람아 사람아/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탐을 내는 사람아. 표제시 ‘천년의 바람’(68쪽)의 전문이다. 나는 이 시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기를 간절히 부탁하는 시인의 하소연으로 들렸다. 물질문명의 탐욕에 사로 잡혀 스스로의 말로를 재촉하는 묵시록적인 상황을 깨우치라는 시인의 음성으로 말이다. 지나치게 탐을 내는 사람들로 말미암아 ‘바람의 장난’은 장난으로 그치질 않았다. 허리케인의 강도는 인간의 문명을 비웃듯 ‘뉴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