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에서 가장 친근한 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4호 강화江華 볼음도乶音島 은행나무다. 한 달에 네댓 번은 볼음도에 건너갔다. 선착장에서 시작되는 강화도나들길 13코스(서도 2코스)를 따라가면 섬의 가장 안쪽 마을 안말의 은행나무 공원에 닿았다. 볼음도 나들길은 본연의 길(道)의 의미를 걷는이에게 되묻는 길이었다. 故 신영복 선생은 길의 본뜻을 이렇게 풀어냈다. 辵(착)은 머리카락 휘날리며 사람이 걸어가는 모양이고, 首(수)는 사람의 생각을 의미한다. “길(道)이란 사람이 걸어가며 생각하는 것”이라고. 볼음도 은행나무는 8백여 년 전(고려시대) 대홍수로 뿌리 째 떠내려 온 나무를 섬사람들이 건져 올려 산자락에 심었다고 한다. 오늘에 이르러 높이 25m, 가슴높이 둘레가 9m에 이르는 노거수老巨樹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