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제 369호 고려 21대 희종熙宗의 무덤 석릉碩陵은 울울鬱鬱한 신록新綠을 뚫고 나아가야 만날 수 있었다. 양도에서 불은으로 향하는 고려왕릉길을 가다 《강화江華 석릉碩陵》 안내판이 가리키는 마을길로 좌회전하여 꺽어들었다. 뱀이 기어가는듯한 마을길은 다랑구지 논이 띄엄띄엄 나타나는 골짜기 안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길가 집들의 화단마다 불두화와 붓꽃이 만발했다. 마을길은 신록이 우거진 산길로 이어졌다. 막다른 길의 공터에 차를 주차하고 륙색을 쟁였다. 석릉은 진강산의 동쪽 남사면에 자리잡았다. 릉을 찾아가는 산길은 골짜기를 거슬러 오르다 산사면을 횡단하며 구불구불 이어졌다. 녹음이 우거진 산속은 사람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산짐승의 피해를 방지하는 철책이 오르막 산길을 줄곧 따라왔다. 길가의 ‘어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