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 대설을 하루 지나 하곡霞谷 선생 묘를 찾았다. 진강산 서록을 넘는 하우고개 정상 공터의 〈정제두선생숭모비〉의 오석烏石이 빛바랜 겨울 해를 되쏘았다. 선생의 묘는 길가에 바투 자리 잡았다. 새로 조성된 주차장이 꽤나 넓어 보였다. 길 건너 묘소를 바라보면 봉분 두 개가 이어졌다. 길가까지 내려 온 산자락의 봉분을 잔솔과 떡갈나무, 밤나무가 에둘렀다. 빛바랜 낙엽이 메마른 잔듸위에 뒹굴었다. 앞의 봉분은 하곡 선생의 부인 정경부인貞敬夫人 한산이씨韓山李氏의 묘였다. 묘비와 상석 그리고 홀을 든 문인석이 마주 보고 서있다. 긴 장대석으로 석축을 쌓아 구분한 선생의 묘 앞에 상석, 향로석, 망주석 2기와 2m 크기의 홀을 든 문인석이 좌우에서 시립했다. 실천적 지식인의 무덤가에 피어난 억새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