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집 2

진돌이는 고집이 세다.

진돌이가 세 살이 되었습니다. 헛나이를 먹었습니다. 작은 형이 아는 이한테서 거저 얻은 진돗개 트기인 진돌이는 재작년 동짓달에 우리 식구가 되었습니다.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섬에 들어 온 강아지가 가여웠습니다. 섬에 터를 잡고 다섯 번째 개인 진돌이는 수놈이었습니다. 대빈창 해변으로 향하는 고갯길에 앉은 집은 바람꼬지였습니다. 겨울 바닷바람에 강아지를 한데서 키울 수 없었습니다. 진돌이는 임시방편으로 아궁이 불을 때는 봉당에 살게 되었습니다. 보일러의 온수호스가 봉당에서 각 방으로 연결되어 항상 온기가 훈훈했습니다. 미닫이로 굳게 잠긴 봉당에서 똥오줌을 가릴 줄 모르는 강아지는 바닥에 그대로 일을 보았습니다. 아침이면 어머니와 나는 번갈아가며 아궁이의 재를 부삽에 담아 진돌이의 배설물을 뒤처리했습니다...

진순이는 불성(佛性)이 있을까? - 2

카메라를 들이대자 진순이가 의젓하게 포즈를 취했습니다. 진순이는 이제 만 한 살이 되었습니다. 작년 5월 태어난 지 한 달된 진순이의 어린 모습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는 온몸이 흰털로 뒤덮였던 진순이가 자라면서 두 귀와 잔등 그리고 꼬리털이 누렇게 변했습니다. 아궁이가 있는 봉당에서 지내던 진순이가 커가자 창고 한 칸에 집을 마련했습니다. 언제인가 소개했듯 저희 집은 산자락에 자리잡아 경사면을 깍아 창고를 앉히고 그 위에 집을 지어 멀리서 보면 이층집처럼 보입니다. 창고 앞은 텃밭으로 어머니의 놀이터 겸 일터이기도 합니다. 창고는 세 칸입니다. 정면에서 보아 가장 큰 중간 칸은 잡동사니 창고로 쓰이고, 중간 크기의 우측 칸은 농기구, 비료, 농약, 종자를 보관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