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壬寅年 벼농사 수확이 시작되었고 기러기가 날아왔다. 스무날 전 몇 필지의 중생종 진상을 수확한 논에 내려앉은 한 가족으로 보이는 여섯 마리가 첫 손님이었다. 열흘 전 본격적인 주문도 대빈창 들녘의 만생종 삼광・추청 벼베기가 시작되었다. 놈들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새카맣게 다랑구지 들녘에 몰려들었다. 나는 기러기들이 대견했다. 녀석들은 논에 서있는 알곡에 절대 입을 대지 않았다. 콤바인이 수확하면서 논바닥에 흘린 벼알만 주워 먹었다. 이미지는 한 주일전 점심 산책으로 봉구산 자락을 벗어나 대빈창 해변으로 향하는 옛길에 올라섰을 때 인기척에 놀라 하늘로 떠오른 기러기떼였다. 올 해는 여는 해보다 많은 기러기가 날아왔다. 날이 갈수록 놈들의 수가 무섭게 불어났다. 벼를 벤 논에 내려앉은 기러기가 빈틈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