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절기는 경칩(驚蟄)입니다. 경칩은 우수와 춘분 사이에 있는 24절기 가운데 세 번째 절기입니다. 일어난다는 '경(驚)'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라는 뜻의 '칩(蟄)'자를 씁니다. 글자 그대로 땅속에 들어가서 동면을 하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무렵입니다. 봉구산자락의 경사진 밭도 봄 햇살에 흙살이 풀어져 부드럽게 보였습니다. 따뜻한 계절이 돌아오자 밭 흙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느리, 대빈창, 꽃동네 3개 자연부락 주민들이 일구는 밭 작물은 대개 고추와 고구마가 주종입니다. 참깨, 들깨, 토란, 감자. 양파, 대파, 서리태, 메주콩, 녹두, 팥, 조, 수수, 김장채소를 돌려짓기 합니다. 산자락과 밭의 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대빈창가는 옛길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출렁거리며 해안에 닿았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