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는 바야흐로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에서 김장을 담그는 입동立冬으로 향하고 있었다. 2024년(갑진년甲辰年)은 유사 이래 가장 더웠다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늦봄부터 더위가 극성을 부리더니 열대야는 추석까지 이어졌다. 도시 사람들은 한가위에 무더위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하지만 등거죽을 벗길 듯한 폭염도, 어느 하루 온종일 비가 내리더니 거짓말처럼 기온이 뚝 떨어졌다. 이제 정말 한반도에서 가을이 사라진 것일까. 위 이미지는 봉구산 정상의 주문도공용기지국으로 올라가는 전봇대에 부착된 계량기였다. 환삼덩굴 한줄기가 계량기 틈새로 숨어들었다. 식물도 호흡한다는 것을 플라스틱 투명 창에 서린 물방울이 증명하고 있었다. 환삼덩굴은 나의 블로그 〈daebinchang〉에 포스팅된 「선창에 토끼가 나타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