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태배기 앞집 형이 횡설수설 말을 늘였습니다. 꽤 오래 묵은 일인데 형은 진저리를 칩니다. 어느 해 망종 무렵이었습니다. 일찍 찾아 온 더위로 뱃일을 하다 갈증을 못이기고 무인도인 분지도에 뗏마를 댔습니다. 무인도의 수량이 풍부한 샘은 알만한 어부들의 목을 축여 주었습니다. 형은 말통을 들고 샘가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기겁을 하고 뒤돌아 배로 뛰어왔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섬에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거대한 누런 구렁이가 샘에 몸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며칠 전 아랫집 할머니가 구렁이를 다시 봤습니다. 할머니는 상합을 캐러 대빈창 해변에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리 때라 제방 앞까지 찰랑거리는 물살을 따라 아름드리 통나무가 떠 내려왔습니다. 아! 그런데 석가래보다 굵..